'속도가 줄면 교통사고도 줄겠죠(?)'
대구시의 교통사고 감소 방안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도심 일부 도로의 제한속도를 하향 조정했지만 효과가 미비한데다 사후 분석이나 대안 마련 등 후속 조치가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구시가 제한속도 하향을 도심 전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어 '탁상 행정'이라는 논란을 빚고 있다.
대구시는 교통사고 발생률을 낮추기 위해 지난해 7월 도심 차량 통행 제한속도를 낮췄다. 지난 2013년 대구경북연구원의 교통사고 현황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사고율이 높은 태평로를 비롯해 이와 연결된 동부로, 북비산로 전 구간(효목지하차도~서대구나들목'9.6㎞)에 대해 제한속도를 70㎞/h에서 60㎞/h로 하향 조정했다.
하지만 당초 의도와 달리 교통사고 발생률에는 전혀 영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2014년 5월 1일부터 올 4월 30일까지 이 구간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는 297건(부상 201명, 사망 8명)으로 1년 전 같은 기간 발생한 289건(부상 207명, 사망 6명) 보다 되레 증가했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1년으로 성과가 나타난다고 볼 수 없지만 제한속도 하향이 사고율을 떨어뜨릴 수 있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기는 어렵다"며 "운전자의 의식이 개선되지 않으면 속도를 제한하고 단속을 한다고 해도 오히려 불만이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동부서와 중부서, 북부서 등 해당 도로 담당 경찰서로 속도 하향을 항의하는 민원이 많이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운전자들도 불만을 털어놓기는 마찬가지다. 운전자 임모(39) 씨는 "도심 내 교통사고는 빨리 달리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라기보다 끼어들기나 급정거, 신호위반 등으로 일어나는 것"이라며 "속도를 낮추면 오히려 차량 정체가 일어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속도를 낮춘 지 1년이 된 7월쯤 통계자료를 수집할 예정이다"며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해서 다각도로 분석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대구시가 제한속도 하향구간에 대한 효과 분석도 없이 도심 3차 순환선 내 도로의 제한속도를 점차 낮춘다는 계획까지 추진하고 있어 개선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김기혁 계명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제한속도를 낮추는 것은 전국적인 추세로 한 구간만을 두고 효과의 유무를 논하기는 이르다"며서 "하지만 교통사고를 낮추기 위해서는 제한속도 하향과 함께 운전자의 교육과 시설개선, 단속 등 종합적인 방안이 골고루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노경석 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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