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경북도내 한 업체는 최근 생산직 인력을 3분의 1 수준으로 줄였다. 관리직원에 대해서도 구조조정에 나섰다. 이 업체는 관련 업계 활황에 힘입어 생산직 인력이 한때 1천500명을 넘었지만, 지난해부터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일감이 크게 줄어 1천여 명을 해고한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장사가 너무 잘돼 중국에까지 진출하는 등 한때 잘나갔지만 최근 중국 제품에 밀리면서 회사 매출 실적이 곤두박질쳐 직원들을 내보낼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2 포항철강관리공단에 있는 한 철강제조업체는 최근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철강경기가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 돈을 빌려 사업을 크게 벌였지만 은행에 갚아야 할 수출환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법정관리를 신청할 수밖에 없었다.
직원들은 대부분 짐을 싸야만 했다. 한 직원은 "포항공단 내 다른 중소형 기업들도 구조조정에 들어가는 등 사정이 비슷해 포항에서의 재취업은 힘들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대구경북에 오뉴월 '실업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단일 공장으로는 대구 최대 자동차 부품업체인 한국델파이㈜가 최근 500여 명에 달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한 데 이어 경북을 대표하는 기업도시인 포항'구미'경산 등지에서도 구조조정 여파로 직장을 잃은 실업자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실업자가 폭증하면서 대구경북 12개 고용지원센터에는 실업급여를 신청하는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26일 대구고용노동청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경북 실업급여 신청자는 모두 9만84명으로, 이들에게 지급된 실업급여는 3천903억2천300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2년 8만6천954명이 신청해 3천561억3천만원의 실업급여를 지급한 것과 비교하면 2년 새 3천130명(3.6%), 341억9천300만원(9.6%)이 각각 늘어난 수치다. 올 들어서도 지난달 말을 기준으로 구미의 실업급여 지급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2%나 늘어나는 등 실업 태풍이 위세를 더하고 있다.
실업급여 신청 급증은 기업이 몰려 있는 대구 동'수성'달서구와 포항, 구미, 경산, 영천 등지가 이끌고 있다. 지역 주력산업인 모바일'디스플레이'철강'차부품산업이 상승세를 타지 못하면서 지역 기업들이 외국인과 아웃소싱 순서로 대거 구조조정에 나섰기 때문이다.
대구고용노동청 관계자는 "최근 5년간 실업급여를 받아가는 사람들이 해마다 급증세"라며 "대기업 하청업체가 많은 지역 기업 특성상 경기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 실업자는 계속 쏟아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정욱진 기자 penchok@msnet.co.kr
구미 이창희 기자 lch888@msnet.co.kr
경산 김진만 기자 factk@msnet.co.kr
포항 박승혁 기자 ps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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