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전 10시 대구 북구 칠성동 '동광어린이집'. 시청각실에서 50여 명의 아이들이 네팔 지진 사진을 보며 설명을 듣고 있었다. 한 교사가 "이렇게 아름답던 네팔이 지진 때문에 망가졌어요, 이곳의 친구들에게 도움을 줘야겠죠"라고 말하자 아이들이 "네"라고 힘차게 대답했다.
지진 피해를 입은 네팔을 돕기 위해 어린이집에서 작지만 뜻깊은 손길을 내밀었다. 동광어린이집은 이날 학부모와 교사들의 정성으로 마련한 손전등 40개와 건전지, 의류 등을 포장해 네팔 카트만두 현지로 보냈다. 이들이 손전등을 구호물품으로 정한 이유는 현지에 있는 한국인이 요청해왔기 때문이다.
포장된 구호품을 보면서 아이들도 네팔의 피해에 대해서 이해하는 모습이었다. 조승완(6) 군은 "손전등을 잘 써서 빨리 다들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며 "아픈 아이들도 얼른 낫길 바란다"고 말했다. 동광어린이집이 네팔로 물건을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0년엔 학부모의 기증을 받아 마련한 신발 25켤레를 네팔에 보냈다. 특히 이 신발은 아이들이 정성껏 한글로 디자인한 '세상에서 하나뿐인 신발'이었다. 최명희 원장은 "한글을 알려보자는 아이디어가 떠올라 아이들과 신발에 한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 전달했고 현지에서 아이들이 신발을 신은 사진을 보내오면서 교류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겨울에는 어린이집 교사인 고미진(27) 씨가 현지에서 2주간 교육봉사를 하는 등 각별한 관계를 이어갔다.
고 씨는 "지진이 나자마자 원장님과 동료 교사들 모두 현지의 소식을 궁금해했다"며 "지난 4월 봉사단체 관계자와 연락이 닿으면서 이번 구호품 전달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동광어린이집의 '박애주의'는 일찍부터 해온 다문화가정에 대한 이해 덕분이다. 이곳은 일본인과 베트남인 어머니가 어린이집 수업에 참여해 외국어로 동화를 읽고 전통 의상을 아이들에게 입혀주는 등 다른 문화와 어울리는 교육을 해오고 있다. 최 원장은 "구호품 전달 의견을 학부모들에게 전하자 다문화가정에서 적극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혔다"며 "다들 자신의 일처럼 여기는 듯했다"고 말했다. 노경석 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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