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벤치 없앨까, 말까… 동네마다 다 달라요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중구·동구 술판 벌어져 없애고, 달서구·남구 휴식 장소로 활용

15일 대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벤치에 시민들이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15일 대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벤치에 시민들이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대구 중구청은 동인공영주차장 입구에 놓인 벤치를 없애기로 했다.

밤만 되면 비행 청소년, 취객이 벤치에 모여 앉아 떠드는 소음에다 이들이 버린 술병 등 각종 쓰레기가 수북이 쌓여 인근 주민들의 민원이 쏟아져 들어온 때문이다.

지난해 여름 동구 신암동의 한 주택가에 있던 벤치 한 개도 철거됐다. 밤마다 술판을 벌이고 동네 사람들이 모여 떠들자 인근 주민들이 소음 공해로 잠자기 힘들다는 민원이 빗발쳤다. 동구청 관계자는 "벤치를 지키고자 몇 달간 '잡담을 하지 마세요'라고 적힌 푯말까지 설치했지만 효과가 없어 결국 철거했다"고 말했다.

지자체들이 여름철만 시작되면 '벤치'로 인한 민원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벤치 민원은 동네 특성에 따라 양상도 천태만상이다. 시민들의 통행이 잦은 벤치에는 야간에 비행 청소년이 몰리거나 노숙인, 취객들의 사랑방이 돼 인근 주택에 사는 주민들이 철거를 요구하는 곳이 많다. 도심일수록 이 같은 민원은 더욱 심하다. 중구청 관계자는 "젊은층이 몰리는 도심 공원에 나무가 우거진 벤치는 밤만 되면 으슥해져 젊은층들이 낯 뜨거운 애정행각을 벌이는 사례가 많다"며 "지나가는 시민이나 주위 상인들이 항의 전화를 많이 한다"고 했다.

벤치에서 발생하는 소음 등으로 신고 전화가 오더라도 마땅한 해결책은 없는 상황이다.

주민들끼리 나누는 대화 수준의 소음을 단속하기는 어렵고 연인들 간 애정표현도 사생활, 에티켓의 문제라 현행법으로 단속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구청들은 민원 최소화를 위해 벤치를 설치할 때 인근에 주택이 있다면 벤치 수를 줄이고 여러 명이 모일 수 없도록 벤치 간격을 띄우거나 팔걸이가 있는 벤치를 설치하는 등 각종 아이디어를 동원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벤치를 더 설치해달라는 역민원도 있다.

주민 연령층이 높거나 아파트 대단지 등 주거밀집지역이 많은 남구나 달서구 등은 쉴 곳이 부족하다며 벤치를 추가로 설치해 달라는 요구가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주택 밀집 지역, 노인 주거 비율이 높은 동네일수록 산책을 나오는 주민들이 많고, 조용히 쉴 만한 공간으로 벤치 설치를 요구하는 사례가 많다"고 밝혔다.

허현정 기자 hhj224@msnet.co.kr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의 대구시장 공천 과정에서 현역 중진 의원 컷오프와 공천 잡음이 이어지며 당내 반발이 커지고 있다. 리얼미터...
정부가 석유제품 가격 안정을 위해 최고가격제를 시행했음에도 일부 주유소에서 가격 인상이 발생한 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는 주유소 가격 변동을 ...
한 네티즌이 현관문 앞에 택배 상자가 20개 쌓여 문을 열기 어려운 상황을 공유하며 택배 기사와 소비자 간 배려 문제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안전 확보를 위해 중국의 협조를 압박하며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의 연기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