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사자' 삼성 라이온즈가 여름밤의 악몽을 꿨다. 리그 최강이라고 자부하는 필승 불펜진이 무너지면서다. 심창민은 1이닝 4실점, 안지만은 2이닝 2실점 했고, 박근홍이 끝내기 점수를 내주며 패전투수가 됐다.
삼성은 26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와의 14차전에서 연장 11회 역전패를 당하며 9대10으로 졌다. 5시간이 넘는 혈투 끝에 허무하게 경기를 내준 삼성은 상대 전적에서도 6승 8패의 열세에 놓였다. 반면 6위 한화는 극적인 뒤집기승을 거두며 '가을 야구 티켓'에 대한 희망을 이어갔다.
삼성은 경기 초반, 타선이 폭발하면서 쉽게 승리를 챙기는 듯했다. 10명의 타자가 공격에 나선 1회 6타자 연속 안타를 터뜨리며 5점을 뽑아 기선을 제압했다. 나바로는 호쾌한 장외 3점포(시즌 35호)로 KBO리그 역대 2루수 가운데 가장 많은 홈런을 친 타자가 됐다. 종전 기록은 1999년 해태 홍현우의 34개였다.
삼성은 한화 선발 안영명을 1회에 조기 강판시킨 뒤 한화 불펜을 상대로 3회 2점, 4회 1점을 보태면서 8대3까지 달아났다. 팀 평균자책점 7위인 한화 마운드가 박석민'나바로 등 중심 타자들이 복귀한 삼성 타선을 막기에는 역부족인 것처럼 보였다. 이승엽은 5타수 4안타의 맹타를 휘두르며 14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믿었던 삼성의 불펜 필승조가 문제였다. 한화의 홈런포에 초토화됐다. 2회 장원삼이 최진행에게 2점포, 6회 심창민이 김회성에게 3점포를 맞아 2점 차로 쫓겼고, 7회 안지만이 김경언과 폭스에게 2점포와 솔로포를 뺏기며 8대9 역전을 허용했다. 팀 피홈런 1위인 삼성은 한화의 10득점 가운데 8점을 홈런으로 내줬다.
삼성은 9회 2사 후 극적인 동점에 성공하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2사 후 이승엽이 2루타, 박한이가 볼넷을 골라 출루하자 류중일 감독은 대타로 이지영을 내세웠고, 이지영은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깨끗한 안타를 터뜨렸다.
삼성은 그러나 이후 수차례의 득점 기회를 무산시키며 역전패의 빌미를 자초했다. 9회 2사 만루에서는 구자욱이 범타로 물러났고, 연장 10회 무사 1'2루에서는 4번 타자 최형우가 외야 뜬 공, 박석민이 병살타로 돌아섰다. 또 연장 11회에는 박한이가 1사 후 볼넷을 골랐으나 도루에 실패하면서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한화 역시 9회 1사 3루, 10회 2사 1'3루에서 득점하지 못했으나 연장 11회 1사 후 이용규가 스트라이크 낫아웃으로 출루하면서 마지막 기회를 만들었다. 김회성은 삼진으로 물러났으나 2사 1'2루에서 김태균이 좌중간을 가르는 끝내기 안타를 날렸다.
삼성 선발투수로 나선 장원삼은 불펜이 무너지면서 시즌 첫 한화전 승리와 시즌 9승을 눈앞에서 놓쳤다. 5이닝 동안 8피안타 3볼넷 3실점 한 가운데 133개의 공을 던져 자신의 1경기 최다 투구 수를 기록했으나 팀 패배로 웃지 못했다.
대전에서 이상헌 기자 davai@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