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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년만의 누나 상봉, 꿈만 같아" 이산상봉 확정자 윤희표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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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전쟁 때 강원도 거주, 함경도 시집가 연락 끊겨

윤희표 씨가 곧 상봉할 누나 금순 씨에게 선물할 내복과 속옷, 화장품 등을 가슴에 안고 달력을 가리키며 환하게 웃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윤희표 씨가 곧 상봉할 누나 금순 씨에게 선물할 내복과 속옷, 화장품 등을 가슴에 안고 달력을 가리키며 환하게 웃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죽은 줄만 알았던 누나를 살아생전에 볼 수 있다니 꿈만 같아요!"

15일 오후 2시 대구 달서구 성당동 한 철물점에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 직원들이 방문했다.

제20차 이산가족 상봉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윤희표(79'달서구 성당2동) 씨가 살고 있는 곳이다. "북쪽은 더 춥다던데 65년 만에 만나는 누나에게 선물하려고 내복과 화장품을 샀어요." 윤 씨는 나흘 뒤면 헤어진 누나를 만나러 금강산으로 떠난다. 죽은 줄만 알았던 누나가 살아있다는 소식을 들은 것도 꿈만 같은데 만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윤 씨는 요즘 밤잠을 설치고 있다.

6'25전쟁 발발 당시 윤 씨는 강원도 고성군에서 중학교에 다녔다. 전쟁이 나자 윤 씨의 어머니와 할아버지는 열병으로 돌아가셨다. 누나 윤금순(83) 씨는 전쟁 이전에 함경도로 시집가 연락이 끊겼다. 그 후 대구로 내려와 1968년 4월 결혼해 가정을 이뤘고, 아들 하나를 뒀다. 윤 씨가 만날 누나와 인천에 사는 남동생을 제외한 나머지 2명의 남매는 모두 사망했다.

이번 상봉은 대구지역에선 처음으로 북측 누나가 신청을 하면서 성사된 것이다. 윤 씨는 누나가 살아있는 줄 몰랐다고 했다. 금강산에서 누나를 만나면 "살아 있어서 고맙고, 우리를 잊지 않고 찾아줘서 고맙다고 말할래요. 또, 큰형은 살아있는지 생사 여부를 확인하고 싶어요."

윤 씨는 지난 4월 말 대장암 수술을 받았다. 지금은 항암 약물치료 때문에 기력이 없지만 곧 상봉할 누나 생각에 힘이 저절로 생긴다며 활짝 웃었다. 윤 씨는 65년 만에 상봉하는 누나에게 줄 이불과 속옷, 양말, 수저 세트 등 많은 선물을 준비했다. "남매가 65년간 생이별을 해야 하는 분단국가의 비극을 새삼 느꼈다"며 "다른 이산가족들도 재회할 수 있는 시간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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