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총선에서 구미갑 지역구에 출마가 확실시되고 있는 백승주 전 국방부 차관에 대한 구미 여론이 차갑다고 한다. 경상북도와 구미시는 국방신뢰성센터 구미 유치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최종 유치 지역은 대전으로 결정됐다. 그 이유가 백 전 차관의 고향에 대한 '무신경'이라는 것이 구미의 여론이다. 유치 지역 결정 과정에서 백 전 차관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했는데,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구미시에는 "힘 있을 때도 고향 일에 별 관심이 없었는데, 뒤늦게 고향을 위해 봉사하겠다면 믿을 사람이 아무도 없을 것"이란 분위기가 팽배해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백 전 차관은 "국방부 차관이 후보지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할 수 있는 일은 극히 제한적이었다. 나름대로 절차가 있다 보니 구미가 유치하지 못한 것이고, 나 자신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이런 해명이 사실인지, 비판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꾸며낸 말인지는 쉽게 판단하기 어렵다. 그러나 만약 국방신뢰성센터 후보지 결정이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이뤄졌다면 백 전 차관을 나무랄 이유는 없다. 국방부 차관이 고향을 배려하는 것은 좋지만, 공정성을 해치면서까지 고향을 챙기는 것은 안 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국방부 차관이 다른 지역 출신이고, 그의 영향력으로 후보지가 구미가 아닌 지역으로 결정됐다고 할 때 구미 시민은 매우 불공정하다고 할 것이다.
그래서 백 전 차관의 출마에 대한 구미 여론의 냉각은 다른 차원에서 볼 필요가 있다. 고향을 떠난 뒤 고향을 전혀 돌아보지 않다가 갑자기 정치인이 돼 고향에 봉사하겠다는 사람들에 대한 전반적 거부감을 새누리당은 깊이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 주민에겐 그런 사람들의 '봉사' 약속이 계속 양지에만 있으려는 립서비스로 들리기 때문이다.
역대 대구경북 국회의원 중 상당수가 실제로 그랬다. 지금은 정계를 은퇴한 야당 출신 유명 정치인도 대구에 출마하면서 낙선해도 대구에 남아 대구 발전을 위해 힘쓰겠다고 했지만, 낙선 후 소리없이 대구를 떠났다. 중앙에서 쌓은 경륜이나 인맥의 활용 가치와 그들의 '무혈입성'에 대한 거부감을 조화시키는 공천 묘수를 기대한다.
댓글 많은 뉴스
조국·정경심 이어…'위안부 횡령' 윤미향도 특사 대상 포함
'전대 소란' 논란에... "전한길, 모든 전당대회 출입 금지"
"배신자" "음모론자" 두 쪽 나버린 국민의힘 대구경북 합동연설회
'시진핑·中대사 얼굴' 현수막 찢었다가…尹 지지단체 입건
국힘, '전당대회 방해' 전한길 징계 절차 개시…"조속히 결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