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항공기 소음·토양 오염 심각" 안심지구, 아파트 개발 비상

환경청 개발사업 조건부 동의…소음, 부지 축소·시설 재배치 중금속 정화비용 논란 불가피

대구시가 추진 중인 안심연료단지(안심지구) 개발사업이 환경문제로 난관에 처했다.

대구지방환경청이 항공기 소음이 민원을 유발할 만큼 심각하고, 토양도 일부 중금속 물질이 기준을 넘었다고 지적하면서 사업부지 축소와 환경정화를 위한 비용 증가 등의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항공기 소음 탓에 주거면적 축소를"

대구지방환경청은 최근 안심지구의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대한 분석 결과, 항공기 소음과 연탄공장 등으로 인한 토양'지하수오염 등의 문제에 대해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를 줄이거나 해소할 방안 마련을 전제로 안심지구 개발사업에 '조건부 동의'를 한 것이다. 2011~2013년 환경부 측정망 조사 결과 안심지구 주변지역의 항공기 소음이 80~89웨클(WECPNL)로 측정됐고, 시가 밝힌 2022년 예측 항공기 소음도는 75~85웨클로 나타났다.

대구환경청은 "안심지구 전 지역이 75웨클을 넘어서고 있기 때문에 주거환경의 심각한 침해가 예상된다"며 "주거시설의 입지를 제한하고 소음에 덜 민감한 상업'체육'공공시설을 배치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만약 주거시설이 불가피할 경우 주거용지의 면적과 규모를 최소화해야 한다"며 "소음도를 70웨클 이하로 유지하도록 시는 국방부와 환경부, 국토교통부 등과 협의할 것"을 제안했다.

◆"토양과 지하수 중금속 오염"

토양과 지하수 오염에 대한 우려도 있다. 전략환경영향평가 용역 업체가 안심지구 내 연탄공장 인근 지점의 토양을 측정한 결과, 중금속 성분인 비소(As)와 카드뮴(Cd)의 수치가 높게 나왔다. 지하 1'2'3m 지점에서 비소는 각각 152.01㎎/㎏과 90.04㎎/㎏, 123.15㎎/㎏이 검출됐고, 카드뮴은 각각 4.94㎎/㎏과 2.32㎎/㎏, 3.61㎎/㎏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환경청은 토지이용계획에 따른 기준(비소 25㎎/㎏, 카드뮴 4㎎/㎏)을 적용하면, 비소는 기준치보다 3.6~6배를 초과했고, 카드뮴도 지하 1m 지점에서 기준치를 넘었다고 평가했다. 이는 환경부의 전국평균 토양오염도와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전국평균(2013년 기준)이 비소가 5.63㎎/㎏, 카드뮴이 0.18㎎/㎏인 것과 비교해 안심지구의 농도는 최고 27배나 높다. 환경청은 "비소, 카드뮴 등 토양의 중금속 오염 영향이 지하수에도 미칠 수 있어 토양오염 정밀조사에서 지하수 중금속 오염도를 면밀히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업성 하락과 정화비용 등 우려

대구시는 전투기 이'착륙이 가까운 서쪽에는 유통'상업시설을 동쪽에는 공동주택을 배치해 소음 피해를 최소화하고, 아파트 층수 조정 및 방음시설 설치를 계획하고 있어 개발사업 진행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환경청은 방음시설이 소음 피해와 민원을 방지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주거시설의 입지 제한이나 주거용지 축소를 제시했다. 주거면적이 줄면 분양 가구 수 감소 등으로 아파트 개발 추진에 차질을 빚어 안심지구 전체의 사업성에 타격이 될 수 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오염이 가장 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연탄공장 내 토양은 빠져 향후 추가 정밀조사도 불가피하다. 또 토양 정화 기술과 방법, 비용 등을 둘러싸고 논란이 예상된다. 대구시 관계자는 "소음 피해를 줄이기 위해 선진국의 사례와 신기술을 검토해 건축설계에 반영할 예정"이라며 "토양'지하수 오염은 이를 유발한 측에서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나중에 정화비용을 보전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웨클(WECPNL): 수면을 취하는 야간이나 이른 아침 시간대의 항공기 소음 영향에 가중치를 둔 소음지수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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