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수시모집 합격, 난 이렇게 준비했다…상원고 하현진 양

대입 수시모집 학생부 종합전형에선 학교생활을 얼마나 충실히 하고, 이를 학생부와 자기소개서 등 서류에 잘 녹여 내느냐가 중요하다. 꾸준함과 성실함을 앞세워 수시모집에서 상위권 대학 진학을 확정 지은 상원고 3학년 하현진 양.

21일로 2016학년도 대학입시 수시모집 미등록 충원 합격자 통보가 마무리된다. 이날까지 합격 소식을 듣지 못했다면 편안한 마음으로 크리스마스와 연말 분위기를 즐기긴 어렵다. 24일 원서 접수를 시작으로 닻을 올리는 정시모집에 신경을 쏟아야 하기 때문.

최근 정시모집에서 수시모집으로 대학입시의 무게중심이 옮겨가는 추세다. 이에 따라 가능하면 수시모집에서 합격하겠다는 전략을 짤 필요가 있다. 대학입시에 도전할 예비 수험생들을 위해 수시모집 준비를 착실히 한 결과 합격의 기쁨을 누리게 된 사례를 소개한다.

◆"평범하지만 꾸미지 않은 자소서가 통했어요"

서울대 일반전형 의예과 합격, 대구 상원고 하현진 양

"평범하지만 솔직함으로 승부를 했던 것이 합격 요인이 아닐까 싶네요."

대구에서 수성구와 비(非)수성구 지역 간 학력 격차가 적지 않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 특히 비수성구 학생이 일반전형으로 자연계열 최상위권인 서울대 의예과에 들어가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달서구에 자리한 상원고의 하현진(내신 성적 1.03등급, 원점수 기준 수능시험 성적 392점) 양은 그처럼 좁은 관문을 뚫고 당당히 수시모집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사실 수시에 합격할 수 있으리라곤 생각하지 못했어요. 과학에서 Ⅱ과목을 선택하지 않아 수시 지역균형선발전형에도 원서를 낼 수 없었고 학생부에 적힌 '스펙'도 평범해 정시모집까지 염두에 두고 공부했거든요."

하 양의 학생부와 자기소개서를 살펴보면 다소 평범해 보이는 게 사실이다. 청소년의사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수학 동아리 'Math꺼워'를 만든 뒤 부장을 맡은 일 등 다양한 활동을 한 기록이 있지만 다른 지원자들과 확실히 차별화될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억지로 꾸민 게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학교에서 여는 다양한 경시대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수학과 영어 과목에서 다른 학생의 멘토가 돼 공부를 돕는 등 학교생활을 충실히 했다는 점을 적었다.

자기소개서만 해도 맞춤법 정도만 교사의 조언을 따랐을 뿐, 구성부터 마무리까지 혼자 힘으로 해냈다. 글을 유려하게 잘 쓰는 것보다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에서였다. 교사나 입시 전문가 등 외부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받다 보면 자칫 자기소개서를 손질해주는 이의 주관이 글 속에 지나치게 개입돼 입학사정 과정에서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한몫했다.

고교 시절 읽은 책 중 자신에게 큰 영향을 준 책 3권을 적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의사가 되는 게 꿈인 하 양이 적은 책은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박경철 지음) ▷죽은 시인의 사회(톰 슐만) ▷명의(EBS 편집부). 어찌 보면 서울대 지원자치곤 '평범한' 수준의 책이었다.

"대부분 지원 분야와 관련해 상당히 어려운 책을 읽고 적어 낸다는데 전 상대적으로 쉬운 책을 택했어요. 실제 가장 인상 깊게 읽은 책이었으니까요. 억지로 이해되지 않는 책을 읽는 등 꾸며내기보다 자연스럽게 대처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죠. 그게 합격의 열쇠가 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