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주 10억, 상주 0원…블루원의 이중잣대

골프장 장학금 기부 지역차별…상주공무원·시민 거센 반발

"평소 상주 지역사회와 동반성장하고 지역민들에게 보답하겠다던 상주 연고기업이 다른 지역에만 통 큰 장학금을 내놓고 상주에는 한 푼도 배려하지 않는 차별을 하니 무시당한 느낌입니다."

상주 블루원 골프장과 경주 보문 블루원 골프장 등 경북도 내 두 곳에서 골프장을 운영하는 레저업체 태영건설 ㈜블루원(대표이사 윤재연)이 경주시에만 장학금 10억원을 기탁하는 통 큰 기부(본지 22일 자 33면 보도)를 하자 상주시청 공무원과 시민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명백한 지역차별이라는 것이다.

블루원은 지난 17일 경주시장학회에 3년간 장학금 10억원을 기탁하기로 했다. 또 경주시내 홀몸노인 33가구와 지역아동센터 7곳, 경주시종합복지관 등에 쌀 2㎏과 목도리, 장갑 등으로 구성된 선물키트(시가 1천200만원 상당)를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했다. 블루원 측은 지역사회 나눔문화 확산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장학금은 경주 시내 청소년들의 교육 여건 개선과 영재 발굴 육성 사업에만 국한돼 사용될 예정이다.

하지만 경주 보문 블루원 골프장 못지않은 규모의 골프장이 있는 상주에는 블루원 측이 한 푼의 장학금도 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125억원의 기금을 조성한 상주시장학회는 올 들어 장학금 200억원 조성 목표를 정해 행정력을 기울이고 있고, 각급 기관단체와 향토기업들의 십시일반 동참행렬이 이어지는 중이다.

상주의 한 시민단체 대표는 "두 지역에 사업장이 있는 기업이 지역사회 환원 성격의 순수한 장학금을 한쪽에만 몰아주고 한쪽은 아예 무시해버린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상주시보다는 경주시에 꼭 그래야만 하는 이면이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상주의 한 체육단체 임원은 "상주 사랑 차원에서 외지인들이 오면 꼭 상주 블루원 골프장으로 가라고 권해왔는데 정작 골프장 측은 상주를 무시하니 이젠 더 이상 그러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상주시청 안팎에서는 "10억원의 큰 장학금을 두 지역에 나눠 지급했더라면 기업의 순수성도 인정받고 사업장이 있는 양쪽 주민들한테 환영을 받을 일이었는데 아쉽다"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대해 블루원 관계자는 "상주시에 대한 장학금 기부 계획은 현재 없다"며 "최근 상주시에도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불우이웃돕기 성금 300만원을 기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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