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이 뿌듯하다. 적어도 '교언영색'(巧言令色, 교묘한 말과 알랑거리는 얼굴)과는 거리가 먼 대구경북 사람의 기질도 참 좋다. '보수 꼴통의 원조지역'이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그 속내를 보면 '건강한 보수의 진원지'라 자부한다. 좋든 싫든 역대 대통령이 가장 많이 배출된 지역이다. 박정희-전두환-노태우-이명박 전 대통령에 이어 박근혜 대통령까지 모두 이 지역에서 태어났거나 자랐다. 박정희-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시절을 '군사독재'라 하지만 그 시대의 사명과 부름은 분명히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2월 2일 육군 관사가 있던 대구 동성로 부근에서 태어났다.
대구경북의 혼은 대한민국을 든든하게 지키는 정신의 핵이다. 신라의 화랑정신, 퇴계 이황의 선비정신, 국채보상운동의 발원지, 2'28 학생 의거 등 우리나라의 정신세계를 면면히 지켜온 지역임이 자랑스럽다. 전 세계 어느 지역과 비교해도 기개와 지조가 있는 지역임이 틀림없다.
대구경북은 의외로 따뜻하다. 지역색이 무뚝뚝하고, 불친절하다는 평도 있지만 바꿔 얘기하면 속 깊고 따뜻한 사람이 많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첫 만남에 쉽게 마음을 열어주지 않아, 외지인에게는 다소 생경하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조금만 친해지면 상황은 달라진다. 타지 출신들에게 시간은 걸리겠지만 한번 '이너서클'(Inner Circle, 친한 사람끼리 이루어진 집단)에 들어오면, 살갑고 편하게 살 수 있는 곳이 이 지역이기도 하다. 영호남 지역감정을 먼저 깨려고 한 곳도 대구다. 김범일 전 대구시장은 광주 5'18 민주 묘지를 참배하는 등 광주에 먼저 진정성 있게 다가서며, 교류의 물꼬를 텄다. 광주도 이에 환하게 화답했다. 이 때문에 '달빛동맹'(달구벌 대구-빛고을 광주)도 성사돼, 매년 지역 간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대구경북의 이웃사랑도 남다르다. 눈에 보이지 않게,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지역민의 따뜻한 마음은 본지 '이웃사랑'에서도 확연하게 드러난다. 매주 소개되는 딱한 사연을 가진 이웃들에게 2천만원 안팎의 성금이 전달되고 있다. 13년간 누적 성금 모금액이 60억원을 훌쩍 넘었으며, 기부에 참여한 사람만 10만 명에 이른다. '이웃사랑'의 기적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대구경북은 한뜻이다. 종교계도 그렇다. 공존과 화합의 분위기는 전국적인 모범 사례다. 천주교와 불교의 화합은 유명하다. 천주교대구대교구에서는 매년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대구의 대표 사찰인 동화사를 방문한다. 이에 화답해 동화사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천주교대구대교구를 방문한다. 올해도 예외는 없었다. 조환길 대주교는 지난 5월 25일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동화사로 덕문 주지 스님을 찾아 덕담을 나눴고, 덕문 스님은 22일 천주교대구대교구로 조환길 대주교를 찾아 성탄 축하 인사를 했다.
대구경북의 공연예술계도 지역의 문화 자존심을 세우는데 일조하고 있다. 뮤지컬'오페라의 국제적인 축제는 해를 거듭할수록 번창하고 있다. 전국 최고 수준인 것은 물론이다. 연말 문화 송년회 풍경(뮤지컬'콘서트'연극 보러가기)도 어느새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올 연말에도 투란도트와 명성황후 같은 대작 뮤지컬은 예상대로 매진 사태를 보였고 지역 창작 뮤지컬인 '미쓰코리아'와 '기적소리'도 호평을 받으며 매진 사례를 이어가고 있다. 세밑 문화행사 풍년에는 지역민의 문화 사랑이 깔려 있다.
오늘은 아기 예수가 태어난 지구 행복의 날, 크리스마스다. 지역에 큰 사랑과 축복이 내려질 것이다. 내년엔 권영진 대구시장'김관용 경상북도지사를 중심으로 지역민들 모두 뿌듯하고, 따뜻한 마음과 한뜻으로 뭉치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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