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용황지구 내 초등학교 설립(관련기사 본지 1월 27일 자 보도)이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용황지구 초등학교 설립은 2007년 경주 용황지구 도시개발사업 실시계획인가에서 초등학교 부지 1만5천여㎡(4천540평)가 지정된 뒤 지난해 경주교육청, 경상북도교육청, 교육부에 초등학교 신설 및 황남초등학교 이전 추진이 건의됐다.
당시 폐교 대상 학부형 80%가 이전에 찬성했으며, 황남초등학교 동창회도 적극 지원을 했다. 이어 4월에는 교육지원청의 초등학교 부지 매입 감정평가가 끝나기도 했다.
하지만 교육부 '융투자심사위원회' 심의에서 학교 설립 건이 보류됐으며, 이어 교육부 '융투자심사위원회' 재심의 역시, 같은 결론을 내렸다. 경주 용황지구 내에 들어오는 집이 4천 가구를 넘지 않아 초등학교 이전이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상황은 교육 당국 판단과 다르다. 현진 에버빌, KCC 스위첸 등 1천500가구가 이미 입주를 끝냈고, 지구 내 협성 휴포레 아파트 1천588가구 역시 분양완료됐다. 또 지난 1월 용황지구 내 추가 아파트 850가구 사업이 신청 예정이며, 2017년 4~7월에 2천500가구가 일시에 들어온다. 이를 모두 합치면 용황지구에는 경주교육청이 설립 보류를 근거로 내세우는 4천 가구를 훌쩍 뛰어넘는 6천500여 가구가 입주하게 된다.
용황지구에 초등학교 설립이 보류되자 지역민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현재 용황지구 인근에는 용강초등학교 한 곳뿐이다.
2017년에 용황지구에 입주가 시작되면 기존 용강초등학교의 과밀학급이 우려되는 데다 용황지구에서 용강초등학교까지 원거리를 통학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특히 용강동과 용황지구를 사이에 두고 경주는 물론, 전국에서도 교통사고사망이 가장 많은 7번 국도가 있다. 학생들은 등하교 때 악명높은 이 도로를 건너다녀야 하기 때문에 안전사고의 위험마저 안고 있다.
입주를 앞둔 윤미영(39) 씨는 "자녀가 초등학교 1학년, 3학년생이다. 내년에 입주하면 이사를 가야 하는데, 원거리 통학을 할 생각을 하니 벌써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기존의 용강 주민들도 걱정이 태산이다.
용강 주민들은 "얼마 전에 이곳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현재도 출퇴근 시에는 차량정체가 심각한데, 내년에 통학차량에다 용황지구 학부모들이 학생들을 통학시키면 정체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했다.
이 동네 학부모들은 "경주 교육청은 용황지구 내 4천 가구가 넘지 않는다는 이유로 초등학교 설립을 보류하고 있지만 이는 지역 개발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용황지구 내 초등학교 설립 문제가 해결돼 아이들이 가까운 지역에서 안전하게 학교를 등하교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경주교육청 관계자는 "지난해는 가구 수 부족 등의 이유와 교육부의 재정 부담이 커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곧 용황지구 초등학교 이전과 신설에 관한 교육부 심의가 다시 열리게 된다. 교육부에서도 이런 문제를 충분히 알고 있기 때문에 결과를 기다려달라"고 했다.
한편 이 지역 초등학교 신설과 관련, 용황지구 입주예정자 및 경주시민, 황남초등학교 동문 등 모두 6천500여 명이 동조 서명을 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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