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반기문 '대권 스타트' 경북서 끊다…하회마을~신도청~경주 방문

'류성룡 마케팅' 리더십 부각, 충청 넘어 영남 껴안는 행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9일 오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안동 하회마을을 방문했다. 반 총장이 김관용 경북도지사, 류왕근 하회마을 보존회 이사장, 권영세 안동시장, 류상붕 풍산류씨 양진당 대종손 등 내빈들과 함께 풍산 류씨 종택인 양진당을 둘러보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9일 오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안동 하회마을을 방문했다. 반 총장이 김관용 경북도지사, 류왕근 하회마을 보존회 이사장, 권영세 안동시장, 류상붕 풍산류씨 양진당 대종손 등 내빈들과 함께 풍산 류씨 종택인 양진당을 둘러보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차기 대권 도전을 시사한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이 29일 새누리당의 아성 '경북'을 방문했다. 반 총장은 정치적 발언을 일절 삼갔지만, 대권을 겨냥한 사실상의 첫 민심탐방 행보로 대구경북(TK)을 선택한 것이라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이날 반 총장은 부인 유순택 씨와 함께 낮 12시 30분쯤 예천공항을 통해 경북에 도착했고, 곧바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안동 하회마을을 찾았다.

반 총장의 하회마을 방문은 지난 25일 이후 엿새간 방한 기간 중 가장 주목받는 일정으로 꼽혀 왔다. 충북 음성에서 태어난 반 총장은 전날 28일 김종필 전 총리를 전격 방문한 데 이어 이날 하회마을의 서애 류성룡 고택(충효당'보물 414호)을 찾아 기념식수를 했다. 임진왜란 당시 명재상이었던 류성룡 선생의 리더십과 자신의 이미지를 연결시키는 동시에 충청을 넘어 TK세력을 껴안는 시도로 읽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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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총장은 충효당 방명록에 '우리 민족의 살신성인의 귀감이 되신 류성룡 선생님의 조국에 대한 깊은 사랑과 투철한 사명감을 우리 모두 기려나가길 빕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또 "서애 선생의 숨결, 손결, 정신이 깃든 곳에서 그의 나라 사랑 정신, 투철한 공직자 정신 등을 기리며 모두 함께 나라의 발전을 위해 나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하회마을을 찾았다"고 했다. 주변 누군가가 "대권 도전과 관계있나?"라고 묻자 "허허"라며 짧게 웃고, 구체적인 답은 하지 않았지만 이번 행보가 상당한 정치적 의미를 담고 있다는 해석이 쏟아지게 만들었다.

이후 반 총장은 풍산그룹 회장(류진)의 사저로 알려진 학록정사를 방문해 안동 전통 하회별신굿탈놀이를 30여 분간 관람하고 경북도청까지 방문한 뒤 경주 힐튼호텔로 이동했다.

반 총장은 대선 관련 발언을 삼갔지만 점심'저녁 식사를 친박계 새누리당 인사들과 함께했다. 풍산 류씨 종손 등이 참석한 충효당 점심 자리에선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김광림(안동)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을 만났다. 경주 힐튼호텔에서 열린 '유엔 NGO 콘퍼런스' 만찬에서는 김석기(경주)'김정재(포항북) 새누리당 국회의원 등과 함께했다.

김성해 대구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외교부 공무원 출신인 반 총장이 의미 없는 행동을 할 리가 없다. 방문 장소 하나하나에 어떤 목적을 담고 있을 것이다. 새누리당 대권 주자의 자질과 면모를 극대화할 수 있는 장소로 경북과 안동 하회마을, 류성룡 고택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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