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뢰밭에다 사드까지…다 죽으란 말이냐"

매일신문 단독 보도 후 성주 군민들 '울분'

성주 성산리 성산포대 인근에 50년 동안 지뢰가 묻혀 있었다(25일 자 1면 보도)는 매일신문 단독 보도에 대해 성주 군민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엄치환(61'성주읍) 씨는 "정부가 군민들을 안심시켜야 하는데 오히려 군민들의 가슴에 불을 지르고 있다. 지뢰밭에다가 또다시 사드 배치를 한다는 것은 도저히 용납이 안 된다"면서 "일부 군민들은 할복까지 하려 하고 있다. 이런 성난 민심을 정부는 외면하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백은주(41'선남면) 씨는 "지뢰밭에다 사드까지 준다니 한숨밖에 안 나온다. 성주 군민 다 죽으라는 것이다. 요즘 밥도 제대로 못 먹고, 답답하기만 하다"고 했다.

노광희 성주 사드 배치 철회 투쟁위원회 홍보단장은 "성산포대가 성주 도심 한가운데 있어 그동안 지역 발전에 발목을 잡아왔다. 이런데도 또 사드 레이더 기지가 들어서면 성주 발전은 영원히 물 건너가는 것"이라며 "정부와 국방부는 성산포대 사드 배치를 당장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네티즌들도 부글부글 끓는 심정을 하루 종일 가감 없이 드러냈다. 대구에 사는 한 네티즌은 "정부가 지방을 살려야 하는데 오히려 지방을 죽이고 있다"며 "정부가 대구경북에 온갖 위험시설은 다 갖다놓고, 이제는 지뢰밭도 모자라 사드까지 몰아주다니, 이것은 성주를 폭파시키려는 시도로밖에 볼 수 없다"고 분개했다.

한편 매일신문은 성주 성주읍 성산리 공군 방공기지 성산포대에 1967년 부대 창립 당시 부대 경계대책 차원에서 주변에 지뢰 2천229발이 매설됐다고 25일 보도했다.

유실된 지뢰 탓에 1982, 1988, 1995년 등에 3차례 폭발사고가 발생, 주민 3명이 다쳤다.

군(軍)은 2005년에 와서야 3차례 지뢰수거 및 탐색작업을 시작, 2천138발을 수거했다고 밝혔지만 아직 91발을 찾지 못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공군 8129부대는 이달 19일 뒤늦게 성주군과 읍면동사무소, 언론사 등에 '성산 일대 지뢰 사고예방 홍보를 위한 협조공문'을 보내는 등 뒷북 행정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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