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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문재인의 망각(忘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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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각은 인간의 숙명이다. 살아오면서 겪은 모든 것을 기억하는 사람은 없다. 그 이유에 대한 과학적 규명의 최신 버전은 두 가지다. 첫째가 토론토대학교 연구팀이 지난 2014년 5월 발표한 '오래된 기억 밀어내기'설이다. 사람의 뇌에서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의 치상회(denta gyrus) 부위에 새로운 신경세포가 생겨 새로운 기억이 형성되면 기존 신경 회로는 방해를 받아 축적된 기억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둘째는 지난해 3월 발표된 버밍엄대학교 연구팀의 '망각 적응'설이다. 뇌가 한 가지 일을 회상하려고 노력할 때, 이미 저장된 다른 기억은 잊게 된다는 것이다. 뇌가 최근의 기억을 회상하려고 할 때 이미 저장되어 있는 기억과 경쟁을 벌이게 되고, 결국 이미 저장된 과거의 기억은 잊게 되는 '망각의 적응 과정'이 나타난다는 설명이다.

더 오래된 이론도 있다. 프로이트의 '선택적 망각'이다. 간단하게 말해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하려는' 심리적 방어기제다. 이를 통해 인간은 자기에게 불리한 기억은 무의식 영역으로 밀어 넣고, 유리한 기억만 보존한다는 것이 프로이트의 설명이다. 이들 세 가지 망각 기제 모두 무의식의 작용이다.

그러나 '의도적 망각'으로 의심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바로 '간저증후군'(Ganser syndrome)이다. 1898년 지그베르트 간저라는 독일 정신과 의사가 처음 보고한 증상으로, 그 이전에는 '꾀병'으로 분류됐다. 증상은 '요점을 벗어난 대화' 또는 '근사한 대답'이다. 예를 들어 개의 다리가 몇 개냐고 물으면 '다섯 개'라고 대답하는 식이다.

이는 개의 다리가 몇 개인지를 기억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 점에서 질문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다른 정신과 증상과는 큰 차이가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것이 재판 중인 죄수에게서 자주 발견된다는 점이다. 질문의 의미를 알면서도 비슷한 대답으로 적당히 둘러댄다는 얘기다.

참여정부가 북한에 물어보고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에 기권했다는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회고록' 증언에 대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반응이 참 재미있다. 문 전 대표는 엉뚱한 소리만 해댔다. 간저증후군의 둘러대기와 유사하다. 그것이 송 전 장관 증언에 대한 사실상의 인정으로 해석되자, 방법을 바꿔 "기억나지 않는다" "기억하는 사람에게 물어보라"고 한다. 이는 이런 의문을 던지게 한다. 정말 기억나지 않는 것인가 아니면 '의도적 망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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