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이하 첨복단지)가 이달로 준공한 지 만 3년을 맞았다. 동구 혁신도시 내 105만㎡ 부지에 조성되는 첨복단지는 글로벌 신약, 첨단의료기기 등 대한민국 의료산업을 세계적 수준으로 발돋움시키고자 시작된 국가 주도 프로젝트다. 첨복단지의 운영기관인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이사장 이태재, 이하 의료재단)은 2013년 11월 핵심연구시설인 4개 센터를 준공했다. 연구소를 지은 지 올해로 꼭 3년을 맞은 의료재단의 성과를 돌아본다.
◆신약개발지원센터
신약개발지원센터(센터장 윤석균, 이후 신약센터)는 국내 제약사가 항암제 등의 신약개발을 활발히 펼칠 수 있도록 각종 연구를 지원한다. 특히 국내 신약개발의 '데스 밸리'(Death Valley:죽음의 계곡, 시간'비용이 많이 들어 신약개발을 포기하게 만드는 시기라는 뜻)로 지적되는 '후보물질 최적화' 단계를 지원한다.
신약센터의 최고 성과는 신약개발 파이프라인 개발이다. 신약센터는 현재 미래창조과학부와 모두 8개의 후보물질 개발 파이프라인 공동연구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2014년에 발굴했던 파이프라인 3개는 현재 초기 후보물질을 도출 중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기존 치료제보다 효능이 뛰어날 뿐 아니라, 돌연변이 내성 치료까지 가능한 백혈병 치료용 후보물질을 도출해 현재 국내 제약기업과 기술이전을 협의 중이다.
신약센터는 또 신약개발 R&D를 통해 골다공증 치료제 후보물질을 도출해 한림제약과 함께 비임상 단계(동물실험)에 돌입했다. 대우제약의 폐암 치료제와 한국파마의 염증성 장질환 치료제 2건에 대한 특허출원도 지원했다. 또한 경북대병원과 공동연구로 '난치성 미분화 갑상선암 치료 후보물질'을 찾아내 올해 4월 ㈜한국전통의학연구소에 기술이전했다.
신약센터는 많은 산학연과 공동연구를 시행하고 있다. 공동연구 기관을 대상으로 수요자 만족도 조사를 한 결과 만족도 수치가 92.7점을 기록했다. 신약개발 관련 연구에 목말랐던 기업과 연구소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첨단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
첨단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센터장 이상일, 이하 기기센터)는 국가 차원의 지원을 통한 의료기기 산업 육성을 목표로 설립됐다. 전 세계 의료기기 시장이 2014년 기준 3천750억달러 규모나 되는 거대 시장인 데 반해 국내 의료기기산업은 중'소규모에 그치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기기센터는 특히 영상기반 융합 진단'치료 기기 개발을 중점적으로 지원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국내 중소기업과 공동연구를 통해 2건의 의료기기 품목허가를 획득했고, 매출 2천200만원을 거뒀다. 2014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189건의 시제품 제작을 지원했다. 전자파적합성, 생물학적 안전성 등 시험평가도 144건을 지원했다. 아이디어가 있어도 시제품을 만들고 과연 판매가 가능한지 등의 시험평가를 받는 방법이 막막했던 의료기업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12월에 첫 번째 기술이전도 이뤄냈다. '생체정보 모니터링 시스템' 기술을 개발해 KS-TECH에 기술을 이전했다. 이는 맥박, 혈압, 심전도, 체온, 혈당 등 다양한 생체신호를 측정하고 저장해 전송하는 시스템 기술이다. 또한 입주기업인 유니메딕스와 R&D를 통해 '스마트 약물주입기'를 개발, 제품 출시까지 지원했다. 이 제품은 기존 수입 제품보다 더 정확한 용량의 약물을 주입할 수 있는 장치로, 기기센터와 공동연구를 지원받아 출시하자 매출이 2억원을 돌파했다.
◆실험동물센터
실험동물센터(센터장 김충용, 이하 실동센터)는 신약과 의료기기 개발을 위한 동물실험을 지원한다.
약물주입용 케모포트(삽입장치), 망막변성 레이저 치료기기, 화상환자 피부이식용 바이오리액터, 대장문합술 후 누출 방지용 생분해성 의료소재 등에 대한 성능평가를 지원했다.
이 중 약물주입용 케모포트만 보더라도 국내 내수시장 규모만 약 10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전량 수입에 의존했다. 이러한 케모포트의 국산화에 성공해 수입 대체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실동센터의 성능평가와 안전성평가가 국내 경제에 직접적 기여를 한 사례다.
지혈용 거즈 국내시장도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었지만, 2014년 실동센터와 공동연구를 통해 엔도비전에서 '키토산 지혈용 거즈'를 출시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올해 8월까지 1년 반 남짓한 기간 동안 지혈용 거즈는 누적 매출액 30여억원을 돌파했다.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지혈용 거즈 국내시장의 절반을 국내제품이 점유하게 된 셈이다. 아이디어는 있지만 동물실험을 통한 검증과 안전성 확인이 힘들었던 기업이 실동센터의 연구지원을 통해 성장한 사례로 꼽힌다.
◆임상시험신약생산센터
임상시험신약생산센터(센터장 김훈주, 이하 생산센터)는 임상시험용 의약품 생산을 위해 설립됐다. 특히 공공기관 최초 GMP(의약품 제조품질관리 기준) 인증을 획득하고, GMP 컨설팅 및 지역 제약 전문인력 양성사업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생산센터는 OASIS사업(기업지원사업: Open-Analysis, Solid drug, Injection Service)을 진행 중이다. 임상시험 지원을 위한 의약품을 생산하기 어렵던 제약기업에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단비가 되어주고 있다. 아이디어는 있지만 생산 인프라가 없던 기업을 위해 인프라를 제공하고 신약개발 기간을 단축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또한 기존 지역의 약학대학 학생들은 이론교육 이후 실무실습에 한계가 있었다. 대부분의 제약사가 서울에 있어 실습을 위한 시간과 비용 부담이 컸다. 하지만 생산센터가 설립되면서 2014년부터 올해까지 대구경북 약학대학 6학년은 전원이 생산센터에서 실무실습교육을 받았다. 현재 대구경북은 물론 부산에서까지 교육 의뢰가 이어지고 있다.
◆전략기획본부
의료재단은 병원-중소벤처의료기업 연계 R&D 컨설팅 및 위탁사업을 실시한다. 의료제품의 최종 소비자인 병원과 기업을 직접 연결해 현장 수요에 맞는 제품개발 및 효과적인 시장 진입을 지원한다. 또한 기업이 가진 아이디어에 대해 현장 의료진의 R&D 컨설팅도 지원한다.
의료재단은 의료산업 전문인력 양성에도 기여하고 있다. 의료산업 분야 중소'벤처기업 재직자를 대상으로 신기술 및 현장맞춤형 교육을 실시한다. 의료산업인의 직무 능력과 연구개발 능력을 키우기 위함이다. 기업 수요 기반 실습형 교육과정 21개를 개발해 운영한 결과 최근까지 516명에 대해 교육과정을 수료시켰다. 또한 의료산업 분야 331개 협약기업을 발굴하기도 했다. 한국제약협동조합, 한국기술개발협회, 한국기업'기술가치평가협회 등과 파트너 협약을 체결해 교육 운영 네트워크 강화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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