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이 '비선 실세' 최순실(61) 씨 일가 지원 의혹과 관련해 뇌물 공여 혐의 피의자로 12일 오전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이 부회장은 굳은 표정으로 '최 씨 일가에 대한 지원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의 대가였느냐'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를 직접 받았느냐' '이번 일은 이 부회장의 범죄인가, 삼성 임직원의 범죄인가'라는 질문에 구체적인 답변은 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이번 일로 저희가 좋은 모습을 못 보여 드린 점 국민께 정말 송구스럽고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고 답한 뒤 고개를 한 번 숙이고 조사실로 향했다.
이 부회장이 수사기관의 피의자 조사를 받는 건 약 9년 만이다. 그는 전무 시절이던 2008년 2월 28일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 발행 등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을 수사한 조준웅 특검팀에서 피의자 조사를 받았다. 앞서 지난해 11월 13일에는 검찰 특별수사본부에 참고인으로 나와 다음날 새벽까지 조사를 받기도 했다.
특검은 최 씨 지원을 둘러싼 박 대통령과 삼성 간 '뒷거래' 의혹의 정점에 이 부회장이 있다고 보고 그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특검팀은 삼성이 이 부회장의 그룹 경영권 승계에 필수적이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서 국민연금의 지지를 얻는 대가로 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최 씨 일가에 수백억원대 지원을 결정하고 실행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삼성은 이에 대해 박 대통령과 최순실의 '압박'과 '강요'에 못 이겨 어쩔 수 없이 한 것이며, 반대급부로 어떤 이득을 받거나 바라지 않았다며 '공갈'강요의 피해자'라는 입장이다.
한편 특검팀은 이 부회장의 국회 청문회 답변 중 위증 혐의의 단서가 발견됐다면서 국정조사 특위에 이 부회장의 고발을 요청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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