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부분 지역 한낮 기온이 영하권에 머문 데다 굵은 눈발까지 날린 21일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과 조기 탄핵을 촉구하는 13차 주말 촛불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영장이 기각되고,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구속된 직후 열린 첫 주말 집회여서 재벌 총수 구속 촉구와 함께 '블랙리스트' 규탄 목소리가 강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탄핵에 반대하는 친박(친박근혜) 보수단체들이 한층 격해진 분위기로 대규모 맞불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이 부회장 영장 기각을 환영하고, 김 전 실장'조 전 장관 구속영장 발부는 강하게 비판했다.
◇"유전무죄…재벌이 뇌물죄 몸통" 강추위 속 전국서 촛불
전국 2천300여 개 단체가 연대한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혜 즉각 퇴진 조기 탄핵 13차 범국민행동의 날'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박 대통령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처음 열리는 집회다. 삼성을 비롯한 재벌이 뇌물죄 '몸통'이라고 주장하며 총수 구속 수사를 촉구하는 강한 목소리가 나왔다. 참가자들은 박 대통령 즉각 퇴진과 헌법재판소의 조기 탄핵 인용,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사퇴 등도 함께 요구했다.
본 행사가 끝나고 참가자들은 청와대와 헌법재판소 인근으로 행진했다. 종각 삼성타워, 종로1가 SK 본사,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사 등 대기업 건물 방면으로도 행진하며 "재벌 총수 구속하라" "유전무죄 규탄" 등 구호를 외쳤다. 이 부회장의 영장을 기각한 조의연 부장판사를 파면하라는 구호도 나왔다. 재벌 총수들을 체포해 '광화문 구치소'에 가두는 퍼포먼스도 벌어졌다.
퇴진행동은 설 연휴 기간인 28일에는 집회를 열지 않을 계획이다.
◇"경제보다 정의가 중요? 웃긴다" 친박단체 대규모 맞불집회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는 이날 오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무대에 오른 발언자들은 이날 김 전 실장과 조 전 장관의 구속영장을 발부한 법원을 한목소리로 강하게 비판했다. 이 부회장 구속영장 기각은 일제히 환영했다.
참석자들은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조의연 판사에게 박수를 보낸다"면서 "헌법재판관들은 조작된 증거가 아니라 법과 진짜 증거에 따라 판결해 사법부의 권위를 지켜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또 "좌파들이 조 판사 신상을 터니 이번 판사는 겁이 나 조윤선과 김기춘을 구속했다"며 "경제보다 정의가 중요하다는데 웃긴 놈들"이라고 했다.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또 다른 단체인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도 청계광장에서 집회를 연 뒤 탄기국 집회에 합류했다. 탄기국은 이날 집회에 125만 명이 참가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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