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첫 정상회담 국가라는 '타이틀'을 노렸다가 무산되자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지 한 달도 안 된 작년 12월 초 미일 정상회담 추진 사실을 공개한 데 이어 이달 27일을 전후해 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라는 전망도 일본 언론 보도를 통해 흘러나왔지만,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첫 정상회담 상대로 영국(26~27일)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특히 영국에 이어 멕시코(31일)와의 정상회담 일정마저 확정되고 트럼프 취임 이틀이 경과한 23일에도 미일 회담 일정이 잡히지 않자 일본의 조바심은 한층 커지고 있다.
트럼프 정권의 미국과도 동맹관계가 굳건하다는 사실을 대외에 알리고 이를 국내 정치에서 내각 지지율 상승에 이용하려던 일본 정부로선 초반부터 체면을 구긴 셈이다.
일본 정부는 다음 달 초 정상회담을 여는 방향으로 미국 정부와 협의 중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통화하며 가까운 시일 내에 정상회담을 하기로 해서 우선순위에서 캐나다에도 밀릴 가능성이 크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일본 정부 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아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신뢰관계 구축에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정상회담이 늦어진 것이 (미국이) 일본을 경시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를 첫 정상회담 상대로 정한 것에 대해 두 나라 사이의 특별한 동맹관계가 있다고 애써 강조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미국과 영국의 동맹관계는 각별하다. (영국을 첫 정상회담 상대로 정한 것이) 미일관계에 주는 특별한 영향은 없다"는 일본 외무성 내부 관계자의 이야기를 전했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이 신문에 "만전의 준비를 해서 두 나라 정상이 동맹의 중요성에 뜻을 같이하는 것이 졸속으로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것보다 낫다"고 말하기도 했다.
외무성 간부는 "이전 대통령의 경우 일본 총리가 방미했던 것은 미국 대통령 취임 2개월 이후가 일반적이었다"며 "영국과 경쟁할 문제는 아니다.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고 정상회담 순서가 의미가 없음을 강조했다.
마이니치신문 역시 "특별한 관계가 있는 영국, 이웃 나라 캐나다, 멕시코와의 관계 강화라는 미국의 전통에 따라 이들 국가와 먼저 정상회담을 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본이 트럼프와의 정상회담에 이처럼 목매는 이유는 외교 안보와 무역 등 다양한 방면에서 향후 미국 정책의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 발언이 냉정을 찾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취임 후 발언이 선거 때와 그다지 바뀌지 않아서 놀랐다"는 한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신문은 TPP 탈퇴는 예상한 범위 안에 있었지만 외교 안보 면에서는 트럼프가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관여를 어느 정도 중시하는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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