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美 입법-행정-사법 '3대 축' 모두 보수로…이념 지형 '우향우'

진보 색채를 보였던 미국 사회의 이념 지형이 확실하게 '우향우'로 돌아서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공석 중인 대법관 후보로 보수 성향의 닐 고서치 콜로라도주 연방항소법원 판사를 지명한 데 따른 것이다.

고서치 지명자가 미 상원 인준 절차를 거쳐 대법관에 공식으로 임명되면 입법과 사법, 행정 3부(部)의 권력은 모두 보수로 넘어가게 된다. 공화당 주도의 이른바 '통합정부'(the unified government)가 구축되는 셈이다.

입법부 권력은 공화당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민주) 집권 기간인 2010년 중간선거 때 하원, 2014년 중간선거 때 상원을 각각 빼앗아오면서 일찌감치 장악했고, 행정부 권력도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하면서 8년 만에 민주당에서 공화당으로의 정권교체가 이뤄졌다.

마지막 남은 사법부도 이번 고서치 인선으로 이념 구도가 5대 4의 보수 우위로 바뀌게 됐다.

현재 대법원은 보수와 진보가 4명씩 양분하고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당시 중도에 가까운 진보 성향의 메릭 갈랜드 워싱턴 D.C 연방항소법원장을 대법관 후보로 지명했으나 공화당의 강력한 반대에다 대선 국면까지 맞물려 결국 상원 인준을 관철하지 못한 채 퇴임했다.

고서치 지명자가 대법원에 공식 합류하면 이후 대법원의 판결은 확연히 보수 색채를 띠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하버드대 로스쿨 출신인 고서치 판사는 '헌법 원전주의'를 강조하는 대표적인 보수 성향의 인물로, 스캘리아 전 대법관의 '이념적 바통'을 이어받을 적자로 평가받고 있다. 그가 대법원의 보수 판결을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트럼프 시대의 대법원이 앞으로 오바마정부 8년간의 진보 기조와는 정반대의 방향으로 갈 수 있음을 짐작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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