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여제' 박인비는 선수로서 가질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다 가졌다. 남들이 1승도 하기 어려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18승을 올렸다. 이 중 남들은 평생 한 번 하기도 힘든 메이저 대회 우승컵을 7개 쌓았다. LPGA 투어에서 최연소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며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에서도 4승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지난해에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면서 전 세계에 한 명밖에 없는 '골든슬래머'가 됐다.
그러나 박인비에게 정작 없는 것이 하나 있었다. 국내 대회 우승컵이다.
LPGA 투어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탓도 있지만, 9년 동안 16개 국내 대회에 출전해 한 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준우승만 5번을 했다. 톱10에 11번만 입상할 뿐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9개월 만에 국내 대회에 출전한 이번 두산 매치 플레이 챔피언십에서 우승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는 16강에 진출한 뒤 "전에는 아예 국내 대회 우승이라는 걸 의식조차 않고 지냈지만 최근 들어 꼭 풀어야 할 숙제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박인비는 16강전에서 김지영을 연장 세 번째 홀 끝에 힘겹게 승리했지만, 우승까지 큰 걸림돌이 없는 듯 보였다. 8강전에서 김예진을 2홀 차로 따돌렸고, 4강에서는 이승현을 4홀 차로 꺾었다.
연장 두 번째 홀에서 간신히 승리한 김자영보다 1시간가량 더 여유도 가졌다. 그러나 결승전에서 김자영의 신들린 샷 앞에 경기 주도권을 내주며 끌려갔다. 그리고 김자영의 흔들림 없는 플레이에 오히려 샷이 흔들리면서 우승 문턱을 넘지 못했다. 국내 대회에서 6번째 준우승을 차지한 박인비는 첫 우승을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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