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 와중에 약탈까지"…억장 무너진 美뷰티서플라이 동포들

허리케인 '하비'가 몰고 온 기록적인 홍수로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한인 동포들도 막대한 재산 피해를 본 가운데 일명 '뷰티서플라이'(beauty supply) 업체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뷰티서플라이는 가발, 붙임 머리, 파마액 등을 판매하는 미용용품점을 말한다.

1960년대 미국으로 이주한 한인들이 기반을 닦았던 가발산업을 시작으로, 미국 내에서 한인 동포들이 주도하는 업종으로 꼽힌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휴스턴 한인회에 따르면 허리케인이 휴스턴을 강타한 지난 주말 뷰티서플라이 매장을 노린 범죄가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특히 10여 곳의 한인 점포가 몰려 있는 홈스테드(homestead) 지역에서만 최소 9곳 이상 약탈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점포 매니저 서정호 씨는 "침수로 경찰 출동이 어려운 상황을 노려 흑인들이 뒷문을 부수고 점포에 난입했다"면서 "도로가 모두 침수돼 이튿날 오후까지 가게를 찾아갈 수도 없었다"고 전했다. 서 씨는 "집에서 CCTV 영상으로 약탈 장면을 빤히 지켜보면서 당한 셈"이라며 "120만달러(13억원대) 상당의 물품 가운데 최소 80만달러어치를 훔쳐갔다"고 하소연했다.

이들 중 일부는 지난 주말, 한인 업소에서 약탈한 물품들은 페이스북에 판매용으로 올리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훈 한인회장은 "정확한 집계를 해봐야 알겠지만, 최소 20건 피해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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