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피겨스케이팅이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페어 무대에 섰다. 개인전에 출전한 적은 있지만 팀이벤트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페어 첫 무대의 주인공은 김규은(19)-감강찬(23) 조.
이들은 9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팀이벤트(단체전) 페어 쇼트프로그램에 출전, 데뷔전을 치렀다. 김규은-감강찬은 이날 기술점수(TES) 27.70점에 예술점수(PCS) 24.40점을 합쳐 52.10점을 얻었다. 큰 실수 없이 깔끔한 연기를 펼쳤지만 자신들의 이번 시즌 최고점(55.02점)에는 조금 못 미쳤다.
개최국 출전권으로 한국 피겨스케이팅 페어 종목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은 김규은-강감찬 조의 이날 성적은 기대만큼 좋지 못했지만 감회만큼은 특별했다.
감강찬은 "재밌었고 되게 기분이 좋았다"며 "좀 아쉬운 실수들이 있었지만 첫 올림픽이고 첫 시합이었기 때문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김규은은 "꿈꿔왔던 무대인 올림픽에 출전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개인전 때는 좀 더 완벽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첫 올림픽 출전이라는 이유 외에도 김규은-감강찬 조에게 쏠리는 관심이 남다르다. 평창올림픽에 출전하기까지 적잖은 우여곡절을 겪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지난달 남북 단일팀 논의가 시작되면서 올림픽 출전 무산의 위기를 겪었다. 북한의 렴대옥-김주식 조가 단일팀 페어 대표로 합류하고, 김규은-감강찬 조가 제외될 수도 있다는 말이 나왔기 때문이다.
그동안 쏟아부은 많은 시간과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했지만 다행히 페어 남북 단일팀은 구성되지 않았다. 그 결과 김규은-감강찬 조는 그대로 무사히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게 됐고, 렴대옥-김주식 조도 국제올림픽위원회의 구제로 와일드카드를 받고 평창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었다.
이러한 해프닝 때문에 올림픽 개막 전부터 이들의 관계와 우정에도 많은 관심이 쏠렸다. 이들은 이전부터 국제대회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몬트리올에서 함께 전지훈련을 하며 우정을 쌓았다.
몬트리올 전지훈련 당시 김규은-감강찬 조는 김밥을, 북한의 김현선 코치는 몬트리올 현지에서 직접 담근 배추김치를 전했던 일화는 유명하다. 또 북한의 김주식은 국내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어깨 부상을 당한 감강찬을 격려하기도 했다.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감강찬은 SNS에 김주식과 함께 찍은 사진과 응원의 메시지를 올려 화제가 됐다. 김규은은 생일을 맞은 렴대옥에게 화장품 선물을 준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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