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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관련 독서…'미투' 침묵으로 지지"…대구 '위드유 독서행동'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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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페미니스트' 회원 7명, 일반인들 신분 노출 우려해 동참 쉽게 집회의 변화 시도

17일 오후 대구 동성로 광장에서
17일 오후 대구 동성로 광장에서 '나쁜페미니스트' 회원들이 구호나 몸짓 대신 성폭력 관련 서적을 읽으며 미투(#Me Too) 운동을 지지하는 집회를 갖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미투를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집회가 부담스러우신 분들은 책만 읽다 가셔도 됩니다."

17일 오후 1시 대구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광장. 중앙 무대에는 책 대여섯 권과 '미투(#Me Too)를 지지하는 위드유(#With You) 독서행동'이라고 적힌 작은 팻말이 놓여 있었다. 대구 여성학 소모임 '나쁜페미니스트' 회원 7명은 아무런 구호나 몸짓 없이 각자 가져온 성폭력 관련 서적을 읽었다.

이날 열린 '조용한 집회 독서행동'은 피해자가 자신의 신분을 드러내야 하는 미투 운동에 일반인들이 동참하기 어렵다는 데 착안했다. 성폭력 피해자 중 상당수가 유명인이 아닌 상황에서 자신의 삶이 송두리째 노출되는 폭로 방식으로는 미투 운동이 더 이상 확산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독서행동은 서울에서 정기적으로 열리는 '땡땡책협동조합'의 책읽기 퍼포먼스를 차용한 것으로, 대구에서는 처음 마련된 행사다. 행사를 기획한 김민정(33) 씨는 "책을 읽는 데는 큰 결심이 필요하지 않다"며 "성폭력을 언어화한 책을 읽으며 자신의 경험을 정리된 언어로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처음 보는 형식의 행사가 새롭다고 입을 모았다. 책 읽는 모습을 지켜보던 김상진(25) 씨는 "생소하게 느껴지고 조금은 당황스럽다"면서도 "미투를 이런 방식으로도 표현할 수 있다니 놀랍다"고 했다. 정윤희(23) 씨는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한 피해자가 너무 많다. 이런 행사가 피해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분명 있을 것"이라고 했다.

참가자들의 반응은 저마다 달랐다. 유일한 남성 참가자인 이한솔(26) 씨는 "문득 나도 누군가에게 불편한 말이나 행동을 했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행동에 나서고 있다"며 "오늘의 자연스러운 침묵이 시민들에게 거부감 없이 다가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성폭력에 맞서다'라는 책을 읽던 김소정(29) 씨는 "성폭력에 대해 사회가 더 예민해지고 불편해져야 한다"며 "불편한 진실을 접하다 보니 머릿속이 복잡해졌다"고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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