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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쉼터, 장애인 쉴 수 없어요…예천군 70곳 장애인 시설 전무

27일 정자쉼터를 찾은 김점순(57
27일 정자쉼터를 찾은 김점순(57'지체장애) 씨가 정자 계단을 오를 수 없어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윤영민 기자

"장애인, 노약자들에게도 그늘을 주세요!"

지체장애를 갖고 있는 김점순(57) 씨는 며칠전 더위와 햇볕을 피해 예천군 대심동 일대에 마련된 한 정자쉼터를 찾았지만 금새 발길을 돌려야했다. 다리가 불편한 김 씨에게 정자 계단은 쉼터 이용을 막고 있는 장애물이기 때문이다.
그는 "주민 편의를 위해 조성된 정자쉼터는 장애인들을 배려한 설계가 전혀 없다"며 "장애인 등을 위한 작은 배려와 편의를 고려한 설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자쉼터를 찾는 노약자들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주민 김점례(81) 씨는 "정자쉼터는 대부분 노인들이 이용을 많이 한다. 늙고 몸이 불편한 노인들은 정자 계단을 오르고 내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그냥 계단에 걸터 앉아 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역 곳곳에 주민 편의를 위해 조성된 정자쉼터는 몸이 불편한 장애인과 노약자 등에게 '그림에 떡'일 뿐이다. 정자 대부분이 이들을 배려한 경사로나 안전손잡이 등에 대한 설계 없이 조성돼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예천군 읍내에만 만들어진 정자쉼터는 30여 개 이상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면 단위에 조성된 정자쉼터까지 합하면 70여 개에 달한다. 그러나 이 중에 장애인, 노약자 등의 주민을 배려해 설계가 된 정자쉼터는 전무후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완희 예천군장애인협회 회장은 "주민을 위해 조성하는 정자쉼터를 이왕이면 낮은 계단이나 휠체어를 타고 오라를 수 있는 진입 경사로, 안전 손잡이 등을 만들어 정자 마루에 쉽게 오를 수 있도록 하는 장치나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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