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태오 DGB 회장, 행장 겸직 가능성 낮아…공석 지속될 듯

김경룡 행장 내정자 사퇴, 대구은행 차기 행장은?

김경룡 DGB 대구은행장 내정자가 2일 자진사퇴 의사를 밝히며 DGB 금융그룹의 인적쇄신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김 내정자의 사퇴로 그간 금융당국과 지역사회가 지적해 온 DGB 금융그룹의 지배구조 문제도 일단 실마리가 풀릴 조짐이다.

김 내정자의 사퇴 결정은 이미 어느 정도 예견돼 왔다. 김 내정자는 내정 이후 줄곧 따라다녔던 '채용비리' 의혹은 검찰수사에서 사실상 혐의를 벗어냈으나 김태오 DGB 금융그룹 회장이 표방한 조직`인적쇄신과 그의 사퇴를 종용하는 내부반발이 이어져 왔다. 여기에는 박인규 전 회장이 발탁한 김 내정자를 행장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기류도 포함됐다.

금융당국은 역시 DGB 금융그룹의 인적 쇄신을 이유로 김 내정자의 행장 선임에 부정적 입장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DGB 금융그룹은 김 내정자의 사퇴 의사 수용 및 대구은행 행장 인선 등을 논의하기 위해 긴급 이사회를 개최할 예정인 가운데 김 내정자의 자진 사퇴로 내`외부에서 제기된 부정적 요소를 해소한 대구은행의 '운전대'를 누가 잡을 지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5월말 취임한 김태오 DGB 금융그룹 회장이 박인규 전 회장과 같이 은행장을 겸직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실제 일각에선 김 회장의 은행장 겸임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올해 4월 지주`은행 이사회, 노조가 함께 '겸직 분리'를 결정한 만큼 당장 합의를 되물릴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고려한 듯 대구은행 관계자는 "김 회장이 겸직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조직 개편과 인사 작업이 마무리될 때까지는 신임이든 겸임이든 행장 선출 작업이 보류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김 내정자가 사퇴하자 마자 공모 등의 절차를 거쳐 새로운 은행장 후보를 선발할 경우 혼란이 가중될 수 있어 당분간 박명흠 행장대행(부행장)이 직을 유지한 채 이달 중 조직개편을 통해 새로운 임원 선임 및 체계 정비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신임 행장 선출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구은행 측은 김 내정자가 사퇴함에 따라 행장 선임문제 등을 두고 사외이사와 폭넓은 의견을 나누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대구은행은 새 은행장 후보를 추천하기 위한 임원후보추천위원회 구성과 관련한 이사회 날짜는 결정하지 않았다.

앞서 김 내정자는 2일 "대구은행의 실추된 신뢰 회복과 새로운 미래를 위해 전 임직원의 역량결집을 위해 자진사퇴를 결심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 내정자는 지난 5월 18일 내정돼 당초 지난달 4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은행장으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경산시금고 유치와 관련해 담당 공무원 아들 부정채용 의혹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의 행장 선임은 잠정 연기됐다.

김 내정자의 사퇴로 대구은행장직은 박인규 전 회장이 지난 3월 23일 행장에서 물러난 뒤 구속기소된 이후 100일 넘게 공석 상태를 유지하게 돼 향후 추이에 지역 경제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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