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아! 다문화 가정 친구들은 외모가 우리와 조금 다를 뿐이야. 틀린 게 아니란 것을 잘 알고 있지? 이 책에는 다문화 가정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전학 온 아림이가 힘들어하는 이야기가 나와, 특히 짝이 된 효민이가 나중에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반성하는 내용이 담겨 있단다."
선덕여자고등학교(교장 권영라) 학생들이 지역의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글 쓰는 법과 독서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고 있다. 학생들은 최근 '보리 지역 아동센터'를 비롯한 지역의 어린이 방과후 교실을 방문, 자신들이 만든 동화책을 읽어주며, 어린이들을 상상의 세계로 이끌고 있다.
어린 학생들은 자신들을 직접 방문해 실시한 언니 누나들의 동화구연에 신기한 듯 연신 눈을 반짝였다.
"나는 단지 눈에 보이는 다름이 '틀림'으로 받아들여져서 아림이처럼 고통 받는 친구가 더는 생기지 않는 행복한 세상이 됐으면 좋겠어. 친구들도 아림이 같은 친구가 있다면 다르다는 걸 꼭 기억하고 함께 잘 지내길 바래!"
임지윤(3년)학생의 동화 구연이 끝나자 학생들은 재미있다며 박수를 치면서 관심을 보였다. 이날 학생들이 어린이들에게 들려준 동화책은 '나의 로봇친구'와 '준이야, 기억해?',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거야!' 등 3종류다.
창작동화는 선덕여고생들이 글과 삽화를 직접 만들어 어린 학생들에게 전달한 것이다. 학생들은 언니, 누나들이 선물한 책이 세상에서 유일한 동화책이란 사실에 신기한 듯 연신 '와와~'하며 감탄사를 쏟아냈다.
이날 누나들의 동화구연을 듣고 있던 김모(9ㆍ경주 황성초)군은 "이 책이 이 세상에서 한권 밖에 없다는 것이 정말 신기해요, 앞으로 꼭 간직하고 친구들과 함께 읽어 볼 거예요"라며, 자신도 누나들을 본받아 나중에 동화책을 만들어 보고 싶다고도 했다.
전교생이 입학과 동시에 '독서종합지원시스템'에 가입해 실시하는 선덕여고의 독서활동이 본인의 문학적 성찰은 물론, 지역의 아동과 소통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어 큰 성과를 얻고 있다. 매달 2권 이상의 책을 읽고 독후감을 작성, 독서종합지원시스템에 기록해 학생들에게 인문학적 소양을 갖추게 하는 방식이다. 특히 3학년들도 바쁜 학업 속에서 꾸준한 독서를 통해 자신의 교양과 지식을 높여, 대입 면접고사 때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이 같은 시스템은 글쓰기에 재능과 흥미를 가진 학생들을 발굴하는 효과를 낳으며, 각종 전국단위의 백일장에서 큰 성과를 얻고 있다. 2016년부터 '청마백일장'과 '신라문화제 백일장', '목월백일장', '만해백일장' 등 다양한 대회에서 장원은 물론, 대상, 우수상 등을 휩쓸고 있다. 또한 인문책 쓰기 동아리 '선덕비책'은 5년째 책을 발간하고 있으며, 올해 교육부에서 시행하는 공모에 당선돼 현재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중이다.
최소영 지도교사는 "수업시간에 별로 두각을 드러내지 못 하는 학생도, 함께 작품을 구성해 책을 발간하거나 각종 대회에서 수상을 하는 등 의욕적으로 변신하는 모습을 보고 학생들의 무한한 잠재력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권영라 선덕여고 교장은 "독서에 대한 학생들의 노력과 교사들의 열성적인 지도로 대입진학에 있어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며 "우리 학교는 이같은 결과에 만족하지 않고, 학생들이 사회에 나갔을 때 자신의 분야에서 모두에게 필요하고 본받을만한 구성원이 될 수 있도록 인성교육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주 이채수 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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