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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민 화 더 돋우는 정부의 '누진제 폐지 불가' 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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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전기요금 누진제를 계속 유지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그제 “누진제 폐지는 굉장히 쉽지 않은 일”이라며 누진제 폐지론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3단계 3배수 구조인 현행 누진제를 폐지하면 사용량이 적은 1, 2구간 1천400만 가구의 요금이 오른다는 게 ‘폐지 불가’의 이유다.

올여름, 폭염으로 에어컨 사용에 따른 요금 부담이 커지자 주택용 누진제 폐지를 요구하는 국민 목소리가 드높았다.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누진제 폐지 및 제도 개선 관련 청원만도 228건에 달할 정도다. 그만큼 전기요금 부담 때문에 에어컨 사용을 자제하며 불편을 겪은 국민이 많다는 소리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달 6일 청와대 비서관회의에서 “냉방기기 사용을 국민 건강, 생명과 직결된 기본적 복지로 봐야 한다”며 “전기요금 걱정 때문에 냉방기기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방안을 강구하라”고 주문했다. 백 장관도 12일 공영방송에서 “누진제 폐지를 포함해 하반기에 국회와 협의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런데 열흘도 안 돼 정부가 내놓은 입장은 ‘요금을 일률 부과하면 월 400㎾h 이하 저사용 가구의 부담이 늘어나 폐지가 어렵다’는 것이다. 다양한 제도 개선 검토도 없이 궁색한 논리와 변명에 기가 막힐 정도다. 장관 말대로 누진제 폐지가 쉽지 않다면 1천400만 가구의 요금 체계를 현행대로 유지하는 방법도 있고, 400㎾h가 넘을 경우 구간별 요율을 완화하는 등 여러 방안이 있다. 이런 개선 여지는 살펴보지도 않고 폐지가 어렵다는 말만 반복하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일이다.

전체 사용량의 13%에 불과한 주택용에만 누진제 족쇄를 채워 불이익을 주는 것은 횡포다. 누진제를 적용하더라도 상식에 맞게 고쳐야 한다는 게 여론이다. 더는 한시적 완화와 같은 땜질만 할 게 아니라 산업용·일반용 등 전기요금 체계를 총체적으로 재검토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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