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준금리 인상 앞두고, 가계와 기업 부담 가중 우려 커져

한동안 하락했던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최근 들어 재차 상승하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이 오는 30일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돼 향후 금리가 더 오르면 가계의 채무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25일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가계대출 금리에 따르면 10월에 취급된 주요 시중은행의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가 전달 대비로 모두 올랐다. 사진은 25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은행의 대출금리 안내판. 연합뉴스
한동안 하락했던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최근 들어 재차 상승하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이 오는 30일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돼 향후 금리가 더 오르면 가계의 채무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25일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가계대출 금리에 따르면 10월에 취급된 주요 시중은행의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가 전달 대비로 모두 올랐다. 사진은 25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은행의 대출금리 안내판. 연합뉴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현실화(본지 26일 자 1면 보도)하는 가운데 지역 경제에 미칠 파장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가계대출이 최근 몇 해 사이 급격하게 늘면서 가계의 이자 부담이 커지고, 기업의 금융비용 상승으로 투자가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 등으로 인해 부동산 시장에도 좋지 않은 영향이 예상된다.

무엇보다 기준금리 인상은 가계에 부담을 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9월 대구의 가계대출은 40조 8천856원이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2.4%가 늘어난 금액이다. 2013년 25조2천367억원과 비교하면 62%가 증가했다. 특히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2013년 10조4천745억원에서 올해 19조1천625억원으로 82.9%나 급증했다.

문제는 가계에서 벌어들이는 수입과 비교해 대출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가 지난 7월 발표한 '금리상승 시 대구경북지역 가계의 추가 이자부담수준 및 잠재 리스크 분석'에 따르면 대구의 2012~2017년 사이 소득 대비 대출비율은 149.1%에서 213.8%로 크게 상승했다. 같은 기간 다중채무(3개 이상 금융기관 차입) 비중도 늘었다. 가계 부실 위험이 증가한 것이다.

실제 최근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금리 100bp(1%) 상승시 대구 가계의 추가 이자부담액은 연간 4천810억원으로 추산됐다. 1인당 60만원 수준이다.

금융비용 상승으로 지역 기업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대구의 제조업 대출금이 상반기 기준으로 2013년 14조4천760억원에서 올해 20조5천330억원으로 41.8%가 증가한 상황이다. 특히 이 중에서 지역 주력업종인 '자동차 및 트레일러'와 '기타 기계 및 장비', '금속가공제제품 제조' 등의 대출금이 5년 사이 각각 24.3%와 66.3%, 66%가 늘었다.

임규채 대구경북연구원 경제동향분석팀장은 "가계부채가 커진 상황에서 금리 인상은 곧바로 소비위축으로 이어질 것이고, 기업의 경우 추가 대출에 대한 부담은 물론 기존 대출에 대한 이자 부담도 커져서 시설투자 등을 축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더 큰 문제는 자동차부품과 기계 등 주력업종의 침체가 유통과 도'소매업, 음식점 등 서비스업으로 확대돼 지역 경제 전체가 하향세로 접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부동산 시장의 위축도 불가피하다.

대구의 부동산업 대출은 지난 5년(2013~2018년) 사이 업종 가운데 가장 큰 비율인 163%(3조1천500억→8조2천850억원)가 증가했다. 이와 함께 증가한 주택담보대출로 인해 가계의 이자 부담도 커져, 분양 등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을 염려가 있는 상황이다.

이진우 부동산자산관리연구소 소장은 "기준금리가 0.25%포인트(p) 오르면 실제 대출금리는 0.4~0.6%까지 치솟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의 투자 위축을 가져오게 된다"며 "가계의 이자 부담 증가와 부동산업계의 침체의 더 큰 문제는 소비 축소를 가져온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우려에도 금리 인상의 효과로 국가와 지역경제 뇌관인 가계부채를 떨어뜨릴 수 있고, 해외로 빠져나가는 자본을 붙잡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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