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도시철 3호선 '운행중단' 사고, "대구시·시공사 부실 설계·시공 탓"

안전위 "대구시·대구도시철공사, 안정성 높은 충격완화형 플레이트로 교체키로"

20일 대구 도시철도공사에서 열린 3호선 팔달철교 궤도빔 핑거 플레이트 탈락사고 원인 및 조사결과 발표회에서 김중진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사무총장이 신축 이음장치 안전 강화대책으로 3호선 도시철도에 설치할 탈락 방지판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20일 대구 도시철도공사에서 열린 3호선 팔달철교 궤도빔 핑거 플레이트 탈락사고 원인 및 조사결과 발표회에서 김중진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사무총장이 신축 이음장치 안전 강화대책으로 3호선 도시철도에 설치할 탈락 방지판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지난 10월 발생한 대구 도시철도 3호선 궤도빔 부품 파손 사고의 원인은 대구시와 시공업체의 부실 설계와 시공 탓인 것으로 확인됐다.

'3호선 궤도 빔 외부전문가 안전위원회'(위원장 김중진 대구안실련 사무총장·이하 안전위)는 20일 대구 달서구 대구도시철도공사에서 '3호선 궤도빔 핑거플레이트 탈락 사고원인 조사결과 및 대책'을 발표했다.

안전위에 따르면 대구시와 시공사들은 인접한 궤도빔의 간격을 넓혀 시공하고도 충격하중에 비교적 약한 핑거플레이트 부품을 적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핑거플레이트는 궤도빔 사이에 손가락 모양의 부품을 맞물리게 설치해 빈 공간을 연결하는 것이다.

대구시와 시공사들은 3호선 설계 과정에서 도시 경관을 해치지 않으려 선로 교각 간격과 각 궤도빔의 길이를 늘리고, 궤도빔의 팽창률을 감안해 궤도빔 사이 틈도 크게 벌렸다. 때문에 궤도빔의 길이가 긴 팔달철로나 대봉교 구간은 궤도빔 사이를 연결한 핑거플레이트의 간격이 510㎜까지 벌어졌다.

일본 도쿄나 중국 충칭의 모노레일 경우 궤도빔 길이가 짧고 간격도 30㎜에 불과해 핑거플레이트가 항상 맞물린 것과 비교된다.

궤도를 받치는 콘크리트 타설 과정에서도 기포를 제대로 없애지 않아 나사 용접부 파손과 부품 간 단차를 유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3호선 궤도빔 신축이음부 하부 1천490곳 중 무려 86%인 1천283곳(86%)에서 빈틈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현장에서 수거한 핑거플레이트 고정 앵커볼트 일부도 용접 불량(매일신문 12월 5일 자 5면)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중진 안전위 위원장은 "맞물린 핑거플레이트 사이에 단차가 발생하면서 전동차의 하중을 제대로 분산시키지 못했고, 한쪽에 하중이 늘어나면서 파손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핑거플레이트를 포함해 궤도빔을 이어주는 '신축이음장치'를 설계하면서 바람, 지진 등 각종 하중 조건을 고려하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다만 전문기관의 검사 결과, 문제가 될 수준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대구도시철도공사는 2022년 상반기까지 3호선에 설치한 핑거플레이트 7천450개 모두를 맞물림 비율이 더욱 높은 충격완화형 플레이트로 교체할 방침이다.

부품 제작비는 도시철도공사가, 교체 공사비는 8개 시공사가 분담한다. 문제 구간을 시공한 현대건설은 이달 중으로 도시철도공사에 보상금 1억8천만원을 내기로 했다.

아울러 도시철도공사는 안전점검 담당직원을 늘리고 매주 1회 고해상도 동영상 촬영을 도입하는 등 궤도빔 점검을 강화할 방침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궤도빔 간격이 가장 긴 팔달철교와 대봉교 구간의 부품 교체를 마친 상태"라며 "처음 모노레일을 도입하다보니 운영이 다소 미숙했다. 드러난 문제를 해결해 안전하게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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