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직급 터무니없이 낮다' 자치경찰제 앞두고 조정 요구 빗발

경찰 내부망·국민청원 게시판에도 개혁 요구 목소리
"30년 근무해도 6급으로 퇴직…일반 공무원과 차별 없어야"

자치경찰제 시행을 앞두고 경찰직급 통폐합과 조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꾸준하게 제기되고 있다.

2일 부산 경찰 등에 따르면 올해 32년 차 경찰인 A경위는 지난달 20일 경찰 내부망에 우리나라 경찰직급이 터무니없이 낮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A경위는 "현장 경찰직급이 낮아 규제 행정 업무에 어려움이 있다"며 "30년 이상 근무하고도 경위(6급)로 퇴임하는 것은 문제가 있는 만큼 계급 현실화를 통해 행정 공무원들과 동등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글은 3만 명이 넘는 경찰이 읽었고 200개에 가까운 댓글이 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A경위 글을 본 경찰 대부분은 동의한다는 댓글을 남겼다.

지난달 1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자치경찰제 시행에 따른 경찰직급조정과 공안직군 편입요청'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11단계인 경찰직급 체계를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처럼 9단계로 조정하고 경찰 직군을 공안직군에 포함해 격무에 대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승진을 위한 경찰이 아닌 시민을 위한 경찰이 돼야 한다"며 "타 직렬 공무원에 대비 연금, 보수 등 불이익과 과도한 승진 경쟁으로 인한 경찰력이 낭비되고 있다"고 역설했다.

이 글은 현재까지 약 2만 명이 동의한 상태다.

이처럼 경찰 내부적으로 자치경찰제 시행을 앞두고 경찰직급 통폐합 또는 조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일반 공무원 직급 체계는 9단계이지만 경찰은 11단계여서 승진 대상자가 되려면 상대적으로 더 긴 시간이 필요하고 업무 강도와 책임보다 직급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이 이들 주장의 요지다.

민갑룡 경찰청장도 신년사에서 "공안직 수준의 보수·수당 현실화, 역할의 중요도에 걸맞은 직급조정을 추진하고 일과 생활이 균형 있게 조화되도록 직장문화를 혁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직급 통폐합과 직급조정 필요성은 경찰 내부적으로 꾸준하게 제기돼 왔지만, 매번 현실화하지 못했다.

직급 조정은 관계부처와 국회가 당정 협의를 통해 가능하다.

하지만, 경찰 계급을 11단계에서 일반 공무원과 같은 9단계로 줄이는 것은 경찰공무원법이 개정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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