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알릴레오' 유시민, 정치복귀 몸푸나

박지원 "안 한다고 해도 다 하더라"
유시민 측근 "정계 떠난 지금 가장 행복해"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이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를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매일신문 DB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이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를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매일신문 DB

대구경북(TK) 출신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범여권의 대선주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연초부터 유 이사장의 차기 대선주자 파괴력이 지지율 수치로 증명되고 있는 것이다.

정치권은 그가 현실 정치에 복귀할지, 또 과거 대구에서 국회의원에 출마했던 것처럼 다시 내년 총선에서 대구의 문을 두드릴지 초미의 관심을 보인다.

특히 TK에는 더불어민주당 기존 맹주(盟主)인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터를 잡고 있는 상황이라 그가 최근의 인기를 등에 업고 김 장관과 경쟁구도를 만들지, 협력구도에 들어갈지도 주목을 끈다.

최근 범여권 대선주자들에 대한 지지도 조사에서 유 이사장은 호남 출신인 이낙연 국무총리에 이어 2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위는 박원순 서울시장이었다. 유 이사장이 이들과 함께 범여권 빅3를 형성한 셈이다.

또 다른 조사에서는 유 이사장이 황교안 전 총리와 함께 전체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1, 2위를 기록했다. 심지어 이 조사에서 두 자릿수 선호도를 기록한 이는 유 이사장과 황 전 총리 뿐이었다.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이 5일 0시 정치·사회 현안을 다루는 팟캐스트 방송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이 5일 0시 정치·사회 현안을 다루는 팟캐스트 방송 '유시민의 알릴레오'를 시작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이 출연해 유 이사장과 남북·북미 관계 현안 등을 주제로 대담을 나누었다. 알릴레오는 재단 홈페이지, 팟빵, 유튜브, 아이튠스, 카카오TV, 네이버TV 등을 통해 방송된다. 매일신문 DB

유 이사장이 차기 대선주자 중 높은 경쟁력을 보여주는 데다 지난달 '가짜뉴스'에 대응하는 팟캐스트와 유튜브 방송을 할 뜻을 전하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정계 복귀를 위한 몸풀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실제로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지난 연말 한 라디오 방송에서 "본인은 (정치를) 안 한다고 하지만 많은 정치인이 안 한다고 해도 하더라. 정치를 안 하겠다고 말하고 여론조사에서 자기 이름을 빼달라고 하면서 팟캐스트도 하고 여러 가지를 한다는 건 조금 냄새가 난다"고 언급, 그의 정계 복귀는 시간 문제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치권에서는 "현실 정치에 '절대'는 없다. 여의도 정가에서는 유 이사장의 복귀가 어떤 방식으로든 이뤄질 것으로 믿는 사람이 다수다.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지지율이 역전되면 유 이사장이 여당의 총선 사령탑으로 추대돼 정계에 복귀할 것이라는 관측이 대세"라는 설명을 내놓고 있다.

심지어 그가 차기 총선에서 또 한 번 대구에서 출마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유 이사장이 '호남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영남권 출신 인사'로 대권에 도전하기 전 고향 표심부터 다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이는 과거 유 이사장 행적에 근거한다. 유 이사장은 2008년 제18대 국회의원 선거 때 초·중·고 모두 대구에서 나온 '대구 남자 유시민'을 강조하며 수성을에 출마, 주호영 한나라당(지금의 한국당) 후보와 맞붙었지만 패배한 바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당시 유 이사장이 일회성 출마에 그치지 않고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처럼 '대구의 장벽'을 뛰어넘으려고 했다면 김 장관보다 더 일찍 대구에 입성해, 진보진영에서 정치적 입지가 더욱 공고해졌을 것"이라며 "만약 그가 정계에 복귀한다면 이러한 점을 노릴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이 5일 0시 정치·사회 현안을 다루는 팟캐스트 방송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이 5일 0시 정치·사회 현안을 다루는 팟캐스트 방송 '유시민의 알릴레오'를 시작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이 출연해 유 이사장과 남북·북미 관계 현안 등을 주제로 대담을 나누었다. 알릴레오는 재단 홈페이지, 팟빵, 유튜브, 아이튠스, 카카오TV, 네이버TV 등을 통해 방송된다. 왼쪽부터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 유시민 이사장, 문정인 특보. 연합뉴스

반면 유 이사장 측은 최근 나오는 정계 복귀설이 '낭설'이라고 일축한다.

한 측근은 "유 이사장은 정계를 떠나 방송·집필 활동을 하는 지금, 생애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평소 유 이사장의 언행과 성품상 '정치를 하지 않겠다'는 말은 진심일 것"이라면서 "국회의원, 장관까지 원없이 한 만큼 욕심이 없는 것으로 안다. 팟캐스트는 평소 '어용지식인'을 자처한 터라 정권을 야권으로부터 방어해주고 싶은 마음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 측근은 "재단 이사장을 맡기 전 유 이사장은 올해부터 강연 활동도 하려고 했다. 고향만을 위한 활동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고향에서 불러주는 곳이 있다면 특강을 하러 달려갈 것"이라고 전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