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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기의 필름통] 보헤미안 랩소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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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퀸'을 알고 있었던 이가 얼마나 될까. 또 그들의 괴상한(?) 곡 '보헤미안 랩소디'를 들어 본 사람은 또 얼마나 될까. 1980년대에 젊은 시절을 보낸 이들도 리더였던 프레디 머큐리의 비운의 죽음(에이즈)만 겨우 기억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가 죽은 지 27년이 지난 2018년 10월의 마지막 날 그의 전기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개봉됐다. 필자는 첫날 극장을 찾았다. 금방 간판을 내릴 것 같아 첫날 안 보면 못 볼 것이란 생각에서다. 그런데 이 예측은 철저하게 빗나갔다. 당초 100만 명 달성도 어려울 것이라던 영화가 두 달 반이나 상영되면서 급기야 1천만 명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퀸과 동시대를 호흡한 한국의 50대가 한 사람도 빠짐없이 영화를 봐야 달성할 수 있는 기록이다.

퀸은 한국에서 보편적인 인기를 끈 그룹이 아니었다. 영화도 뛰어난 서사적 플롯이 있거나, 극적 재미를 주는 것도 아니었다. 거기에 프레디 머큐리 역을 맡은 배우 라미 멜릭에 대한 인지도도 최악이었다. 모든 정황은 잘 해야 50만~60만 명 이하였다.

김중기 문화공간 필름통 대표
김중기 문화공간 필름통 대표

도대체 이 영화가 주는 힘은 무엇일까. 아무래도 프레디 머큐리의 재발견일 것이다. 그는 작사, 작곡, 연주, 보컬을 다 소화하고, 퀸의 로고 디자인에 의상도 혼자 했다. 토털 뮤지션의 천재성을 보였다. 영화는 그런 머큐리가 사실은 외로운 한 인간이었고 슬프게 삶을 마무리한 것을 확인한 것이다. 그는 사랑하는 여자와 맺어지지 못했고, 그가 결혼한 상대는 동성이어서 결혼 사실도 인정받지 못했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유독 한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끈 것은 설명이 부족하다. 한국인의 피 속에 녹아 있는 신파적인 한(恨)일까. 아니면 80년대 어둡고 암울했던 젊음을 머큐리의 삶에 투영한 한국 중년 관객의 감정이입일까. 필자가 옆 관객의 눈흘김을 견디면서도 10분간 통곡을 하면서 영화를 본 것은 후자 때문이었다.

김중기 문화공간 필름통 대표 filmto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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