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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 쓰레기산' 화재 끌 방법 없나…소방당국 골머리

이달 8일 내부 잔불로 연기가 피어오르는 의성군 단밀면 속칭
이달 8일 내부 잔불로 연기가 피어오르는 의성군 단밀면 속칭 '쓰레기산'에서 소방 관계자들이 굴착기로 더미를 파헤친 뒤 물을 뿌리며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경북소방본부 제공

경북소방본부가 속칭 '의성 쓰레기산'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쓰레기산에서 피어오르는 연기 탓에 주민 신고가 잇따르지만, 더미 깊은 곳 불씨를 완전히 제거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워서다.

10일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일 커다란 불꽃이 피어올라 진화 작업을 벌였던 의성군 단밀면 한 폐기물재활용업체 사업장 쓰레기산 내부에는 지금도 잔불이 남아 있다. 이 때문에 나는 연기로 접수된 신고만 이날까지 58건에 이르고 소방차가 24회나 출동했다.

소방본부는 불의 원인을 폐합성수지 등 가연성 쓰레기가 부패하면서 발생한 가스와 열이 만나 생긴 '자연발화'로 본다. 2만7천200㎡ 면적에 최대 높이 20m로 쌓여 형성된 약 23만442㎥ 규모의 폐기물 더미 내부의 광범위한 부분에서 '심부화재'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확산이 느려 연기를 발생시키고, 가끔 불이 표면에 가까워지면 화염이 보이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

문제는 굴착기 등 중장비로 더미를 파헤쳐 물을 뿌리는 '원시적인 방법' 외에 불을 진화할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할 경우에도 완전 진압까지 얼마의 시간과 비용이 들지 가늠하기 힘들다.

표면에 다량의 물을 뿌려도 더미 내부에 흘러들지 않아 효과가 적고, 파이프를 박아 물을 넣어도 광범위하게 번진 잔불을 모두 끌 수 없다는 게 소방본부의 얘기다. 더미 전체를 덮어 산소를 차단하는 이론적인 방안도 있으나 규모가 워낙 커 현실성이 없다.

결국 불을 끄기보다 신속히 비용을 마련해 관련법에 맞게 폐기물을 모두 처리하는 게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결론이다.

하지만 비용 마련이 쉽지 않다. 의성군은 전체 방치 폐기물 중 허가가 취소된 2만1천t을 우선 처리하기 위해 정부에 예산 50여억원을 신청해 놓은 상태다. 군은 현재 쓰레기산 규모를 7만4천여t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실측하면 더 많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쓰레기산 전체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수백억원 단위의 뭉텅이 예산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매캐한 연기로 고통받는 인근 주민, 열악한 의성군 재정 상황을 고려하면 정부 차원의 관심이 절실하다"고 했다.

한편, 의성경찰서는 이달 3일 군청 공무원의 직무유기, 해당 업체의 위반 행위 등에 대해 조사해 달라는 고발장이 접수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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