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 대가 유산(酉山) 민경갑(1933~2018) 화백이 1970년에 완성한 대작 '낙동강천리도'가 복원을 마치고 세상 밖으로 나왔다.
'낙동강천리도'는 길이 2천360cm, 폭 105cm 크기의 대형 수묵산수화로 영남대학교가 소장하고 있다. 낙동강 발원지에서부터 남해 하구에 이르기까지 1천300리 길 낙동강과 주변 전경을 총 9폭에 담았다.
1970년부터 이 작품을 소장해 오던 영남대가 최근 복원과 복제를 마쳤다. 장장 6개월이 걸렸다. 원작품은 원래 있던 영남대 중앙도서관에 전시하고, 복제도는 영남대 천마아트센터와 영남대 의료원 호흡기센터에 걸었다.
'낙동강천리도'는 당대 최고의 화가, 시인, 서예가가 합작한 수작이다. 민경갑 화백의 그림에 노산(鷺山) 이은상(1903~1982) 시인의 '낙동강' 시를 일중(一中) 김충현(1921~2006) 서예가의 글씨로 마무리했다. 1970년 당대 최고의 한국화가·시인·서예가의 '콜라보 작품'인 셈이다.
신항섭 미술평론가는 "낙동강천리도는 한국 수묵산수화의 역사를 새로 써야 될 대사건"이라며 "크기에서 압도적일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관념의 세계가 아닌 실경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낙동강천리도'는 1970년 4월 영남대 대명동캠퍼스 도서관에서 전시회를 개최하며 처음 공개됐다. 이후 작품은 1976년 영남대 중앙도서관으로 옮겼다. 차츰 세인의 관심에서 멀어져 반세기가 지나서야 낙동강천리도의 예술적 가치와 의미를 알아 본 서길수 영남대 총장이 복원·보존 작업을 추진하게 됐다.
24미터에 달하는 대작인 탓에 복원 작업은 물론 복제도의 전시공간을 찾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삼일방직 노희찬 회장이 복원·복제 비용 1억 원 전액을 부담하겠다고 나서면서 복원 사업이 급물살을 탔다. 영남대 미술보존복원연계전공(미술학부 주관) 학생들도 복원 작업에 힘을 보탰다.
서길수 총장은 "당대 최고의 예술가들이 합작한 이 작품이 우리 대학 뿐 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문화적 자산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원작품은 복원·보존 처리하고, 복제도를 별도로 제작해 교내 구성원과 외부 방문객들이 감상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영남대는 지난 10일 중앙도서관 로비에서 '낙동강천리도' 복원기념 제막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복원 사업을 후원한 노희찬 회장을 비롯해 학교법인 영남학원 한재숙 이사장, 김진삼 이사, 영남대 서길수 총장, 이효수 전 총장, 정태일 영남대 총동창회장,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박영석 대구문화재단 대표, 고 민경갑 화백의 장남 민지홍 씨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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