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지주가 차기 은행장 후보로 김태오 지주 회장을 내정하면서 은행 내부는 물론 경제계와 시민 등 지역사회에서 은행장 겸직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겸직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은 김 회장에 대한 비판과 함께 지나친 권한집중과 장기집권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주 '자회사 최고경영자 후보 추천위원회'(자추위)는 11일 회의를 통해 2020년 12월 31일까지 김태오 회장의 은행장 겸직을 결의했다. 지주 자추위는 "적임자가 없고, 현직 임원을 은행장 후보로 육성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은행장 공백이 더 이상 길어지면 안 되고 현재 경영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김 회장의 겸직이 최선"이라고 했다.

김 회장의 은행장 겸직은 15일 예정된 대구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은행 임추위가 겸직 안건을 통과시키지 않을 경우 주주총회 상정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지주는 '주주제안권'을 검토하고 있다. 은행의 100% 주주인 지주가 겸직 안건을 주주총회에 직접 올리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주주제안권을 사용하면 은행 이사회가 무력화되면서 지주의 권한 남용 문제가 논란이 될 수 있다.
회장의 은행장 겸직 결정에 대해 은행 구성원들은 반발하고 있다.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 대구은행 노동조합(은행 노조)은 14일 성명을 통해 "회장의 은행장 겸직 반대"를 주장할 예정이다. 아울러 15일 예정된 은행 임추위에 겸직을 반대하는 노조의 뜻을 전달할 계획이다.
또 은행 노조는 "지주 자추위의 적법성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6일 개시한 지주 자추위에 김 회장이 위원으로 참석해 다른 은행장 후보들을 검증했다는 것이다. 이는 은행장을 두고 경쟁을 벌인 회장이 자추위 위원으로서 겸직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이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은행 직원들도 "회장이 겸직 약속을 어기고 무리하게 은행장을 맡으려고 한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한 은행 직원은 "지난해 지주와 은행 두 권력을 분리한다는 명분으로 선임된 회장이 한 입으로 두말을 하는 것"이라며 "적절한 사람이 없다는 것은 핑계처럼 들린다. 명분도 신의도 잃고 은행장을 얻으려 한다"고 말했다.
지역 경제인들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제조업을 운영하는 한 기업인은 "지역 기업들에는 지역 사정을 잘 아는 은행장이 필요하다"며 "올해 경기전망이 어둡기 때문에 대구은행의 역할이 많은데 지주 회장이 이를 잘 이끌지 의문이 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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