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에 접어들면서 OECD 주요 국가는 교육을 통한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우리나라도 과거 내용 중심,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역량 중심의 교육으로 전환하기 위해 교육과정을 두 차례나 개정하면서 학생들의 앎과 삶을 결부시키기 위해 학교 교육의 변화를 유도하고자 부단히 노력해왔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우리는 교육의 속도가 중요한지, 아니면 교육의 올바른 방향을 잡는 것이 중요한지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할 필요가 있다.
2018학년도부터 고등학교 1학년에 적용되고 있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은 본래 문·이과 통합형 교육을 강조하면서 통합사회, 통합과학 과목을 신설함으로써 올해 고1은 범사회과, 범과학과 과목을 주제 중심으로 접근하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해야 한다. 주제 중심으로 수업을 하게 되면 분과적 학습의 폐단을 방지하고, 새로운 미래 상황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주제를 중심으로 교과 간의 통합적 사고를 연습하는 이점(利點)이 있다.
최근의 가장 큰 변화는 학생이 수업의 주변부에서 맴돌다가 이제 수업의 주인공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학생의 주도적인 학습 태도가 있어야 문제를 끈기 있게 해결할 수 있다. 평생학습 시대에 많이 학습하기보다는 학습을 좋아하는 마음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으며, 내용을 암기하기보다는 학습하는 방법을 학습해야 도움이 된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여 그동안 인류가 축적해온 수많은 지식과 정보를 모두 암기할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AI(인공지능)는 전 학문 분야에 걸쳐 방대한 자료들을 기억회로에 담아 놓고 인간이 내리는 명령에 따라 즉시즉시 자료를 가공해 낼 수 있기 때문에 암기 실력이 부족해서 공부를 못하는 일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보다는 모라백의 역설(인간에게 어려운 일은 컴퓨터에게는 쉽고, 컴퓨터에게 어려운 일은 인간에게 쉽다)처럼 인간이 앞으로 어떻게 행복하게 살아갈 것인가를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기계는 감정을 읽을 수가 없으니 인간만이 가진 장점을 잘 계발하여 즐겁게 삶을 누릴 수 있는 지혜를 학교 수업에서 배울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국민소득이 3만5천달러를 넘어서는 시점에 기존의 사회 진화 속도를 조절하면서 방향을 재정립하여 왔다고 한다. 이제 우리도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에 접어들었으니 학교를 공동체로 보는 경향, 지식-능력-태도를 통합하는 교육과정의 재구성, 경쟁에서 협력으로의 변화 등 교육의 방향 재정립에 대한 전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이미 교육계에서는 창의융합 교육으로 방향을 틀었으며, 대구 교육은 학생들이 탐구하고, 토론하고, 새로운 영역을 발굴해 내는 방식으로 변하고 있다. 조금씩 새로운 물결이 우리 교육계를 적셔 나가고 있기 때문에 학생, 학부모, 지역사회가 함께 올바른 방향을 공유하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고민하고 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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