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구철의 부(富)의 비밀 수학] 'K-이론' 마이클 아티야 경의 죽음

김구철 경기대 미디어학부 특임교수
김구철 경기대 미디어학부 특임교수

K-이론과 마이클 아티야 경의 죽음

20세기말 가장 위대한 수학자

생애 마지막 시도, 리만 가설 증명

리만 가설 증명되면 암호체계 바꿔야

지난 주말 언론에 'K-이론'이라는 표현이 눈에 띄었다. 요즈음 대세인 BTS(방탄소년단)의 K-팝, K-패션, 그 계열인가 했더니 수학 이야기란다. 기하학과 위상수학, 대수학, 수론과 관련 있다는데, '공간을 표현하는 새로운 이론' 정도로 쉽게 이해하고 넘어가자. 바로 이 K-이론을 개척한 공로로 1966년 수학의 노벨상인 필즈상을 받은 영국 수학자 마이클 아티야 경이 13일 별세했다.

아티야는 20세기 말 가장 위대한 수학자다. K-이론과 함께, 타원복합체의 지표를 위상학적 데이터로 계산할 수 있다는 아티야-싱어 지표 정리가 그의 대표 업적이다. 미분기하학의 게이지 이론, 최신 분야인 초끈 이론, 양자장 이론 연구에 기여하고 도널슨, 히친, 커원 등 큰 제자도 여럿 길러냈다. 영국수학학회장, 왕립학회장, 케임브리지 트리니티 칼리지 학장을 지냈고 기사 작위도 받았다.(공식호칭은 '아티야 경'이다)

지난해 9월 말 그는 독일 하이델베르크 수상자 포럼에서 리만 가설의 증명을 발표해 마지막 열정을 불태웠다. 만 89세, 생애 마지막 공식 석상에서까지 난제 해결을 시도하다니 타고난 수학자다. 앞으로 2년간의 검증을 통과하면, 아티야는 100만달러의 클레이연구소 상금을 받을 수 있다. 리만 가설은 독일의 천재 수학자 베른하르트 리만이 남긴,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와 함께 수학계 양대(兩大) 난제다.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는 영국의 앤드류 와일즈가 1994년 해결했고, 리만 가설만 남았다. 리만 가설이 증명되면, 우리의 암호 체계는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될 것이다.

한국에도 아티야 경같은 위대한 수학자가 탄생하기를 기대하며, 학문의 나라 영국의 자존심 아티야 경이 남긴 '수학자의 길'을 인용한다.

"수학자는 한낮의 밝은 빛 속에서는 방정식과 증명을 확인하고 엄밀성의 추구에 한 치의 빈틈도 없도록 노력한다. 하지만 보름달 밤에 그들은 꿈을 꾸고 별들 사이를 떠다니며 우주의 기적을 탐구한다. 그들은 영감이 넘친다. 꿈이 없다면 예술도 수학도 삶도 설 자리를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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