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취업률 최하위권, 지역 대학 변화와 혁신 시급하다

지난해 대구경북 4년제 대학의 취업률이 전국 최하위권으로 집계됐다. 지역의 열악한 경제 사정에 비춰 어느 정도 예견됐지만, 막상 통계로 접하고 보니 참담함을 금치 못하겠다. 대학의 부실화를 걱정하는 수준이 아니라, 청년들이 지역에서 살아가는 자체를 끔찍하게 여기지 않을까 두렵다.

대학알리미와 한국교육개발원의 통계를 보면 대구경북 4년제 대학 취업률은 전국 평균에 훨씬 못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국 평균 취업률은 62.6%이고, 대구는 56.5%, 경북은 59.4%였다. 17개 시도 중 대구는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는 울산(56%) 덕분에 가까스로 꼴찌를 면했고, 경북은 13위였다.

더 암담한 것은 지역 대학의 취업률이 5년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바닥세를 보인다는 점이다. 2012년 교육과학기술부의 '2012년 대학·계열별 취업률'에는 대구대, 영남대, 경북대, 계명대가 전국 상위 20위권(3천 명 이상 졸업생) 내에 이름을 올렸고, 대구가톨릭대가 20위권(2천~3천 명) 내에, 금오공과대, 경운대가 20위권(1천~2천 명) 내에 각각 들었다. 지난해 이들 대학의 취업률 순위는 경운대를 제외하고 전국 102위부터 191위까지 최하위권 수준이다.

도대체 5년간 무슨 일이 있었기에 지역 대학 취업률이 '폭망'할 정도로 내려앉았는지 궁금해진다. 통계 방식 변화나 조작 논란이 있다지만, 지역 대학의 부실화와 구태, 교수들의 무사안일은 굳이 수치를 보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대구의 청년실업률이 전국 최고(12%)를 기록한 것은 번듯한 일자리가 없는 원인도 있지만, 지역 대학의 후진성과 미흡한 경쟁력을 보여주는 잣대다.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서는 가용한 수단을 총동원해야 한다.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력은 물론이고, 지역 대학의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