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17일 방미길에 오를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미 가시권에 진입한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성큼 더 다가오게 됐다. 북측 고위급 인사가 미국의 심장부인 수도 워싱턴DC로 직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그만큼 이번 방미의 무게감을 더해주고 있다.
미 CNN방송은 김 부위원장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의 세부사항을 논의하기 위해 17일 워싱턴DC를 방문해 1박 2일간의 일정을 보낼 예정이라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방송은 다만 김 부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면담할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다고 전했다.
김 부위원장의 이번 방미의 1차 목적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에 대한 최종 조율이다. 현재 정상회담 개최지로는 접근성과 상징성 등의 면에서 베트남 하노이가 1순위로 거론되는 모양새이다. 그 외에 태국 등도 이름을 올려놓은 가운데 일각에서는 하와이, 판문점 등도 거론됐다. 시기에 대해서는 준비 기간을 감안해 '2월 말∼3월 초' 개최설이 제기돼온 가운데 최근 들어서는 2월 중으로 앞당겨질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또 하나의 과제는 2차 정상회담의 의제 조율이다. '톱다운 협상'의 특성상 최종 담판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몫으로 그 공이 넘어가겠지만, 1차 청사진은 '예비담판' 격인 이번 고위급 회담에서 어느 정도 그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당초 요구했던 '핵 신고' 카드는 일단 뒷순위로 접고 유연한 입장으로 돌아선 가운데 북한이 이미 거론한 영변 핵시설 및 동창리 미사일 기지 폐기와 미국의 연락사무소 개설 및 인도지원 재개 카드 등이 협상 테이블 위에 올라올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조건 없는 재개' 의지를 밝힌 개성공단·금강산관광 문제와 관련해 제재 예외 적용 등의 문제도 거론될 가능성이 있다.
이와 함께 '궁극적 목표는 미국민의 안전'이라는 폼페이오 장관의 최근 발언과 맞물려 이번 회담에서는 핵탄두나 핵물질보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ICBM 폐기 또는 해외 반출과 제재완화를 서로 맞교환하는 조합인 셈이다.
이번 방미기간 관심을 모으는 사안 중 하나는 김 부위원장의 백악관 예방 및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이 1차 때에 이어 이번에도 성사될지 여부다. 북한 대표부가 있는 뉴욕을 거치지 않고 워싱턴으로 바로 온다는 것 자체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에 대한 강한 의지를 담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 북측이 지난해 11월8일 예정됐던 뉴욕 고위급 회담을 앞두고 돌연 일정 연기를 요청한 데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이 프랑스 방문 일정으로 이뤄지지 못하게 된 상황 등도 작용했다는 관측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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