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성서산단의 자동차부품업체 A사는 올해 신입사원 채용 계획을 전면 취소했다. A사는 직원 300인 이상으로 지난해 7월 주 52시간 근무제를 도입한 곳이다. A사는 올해 정규직 사원 대신 공장 현장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근로자만 상시 채용하기로 했다.
A사 측은 작년 초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대비해 평년보다 직원 채용을 늘린데다 올해 최저임금이 크게 올라 추가 채용을 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내수 경기가 부진을 이어가고 있고 수출 전망도 밝지 않아 무작정 신입 사원을 채용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A사 관계자는 "5년 전만 해도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이 10%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15%에 육박한다. 순이익은 제로 수준"이라며 "매년 10명 안팎 정규직 직원을 뽑았는데 올해는 채용을 건너뛰기로 했다"고 말했다.
기업 10곳 중 4곳이 올해 정규직 신입사원을 채용하지 않거나 계획을 정하지 못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지역 제조업계도 경기 부진과 인건비 부담을 이유로 기존 채용계획을 취소하거나 규모를 대폭 줄이는 등 잔뜩 움츠러들었다.
17일 취업포털 '사람인'에 따르면 최근 628개 기업을 대상으로 '2019년 정규직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신입사원 채용을 계획하고 있다는 응답은 59.6%에 그쳤다. 지난해 75%에서 크게 떨어진 것으로, 해당 수치가 60%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15년 이후 처음이라고 '사람인'은 밝혔다.
신입사원 채용 감소는 인건비 부담에 더해 경기 전망이 어두운 탓이다. 해당 조사에서 응답 기업 41.4%는 경기가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와 비슷하다는 응답은 47.9%, 긍정적 전망을 내놓은 곳은 10.7%에 그쳤다.
대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14일 대구상공회의소의 '2019년 1분기 기업경기전망' 조사에서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51로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매출액이 더 늘지 않는 상황에서 인건비 부담만 증가, 경영 악화를 겪는다고 호소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기준 대구지역 300인 이상 제조업체 종업원 수는 총 9천601명으로 전년 대비 2.45%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누적 매출액은 3조9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3% 줄었다. 매출은 줄었는데 고용만 늘리며 인건비 부담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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