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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장 겸직 김태오 DGB금융지주회장, 권한 집중 우려 지우고 분열된 조직 추슬러야

지역 경제계 "하루속히 정상화돼 경기 침체로 어려움 겪는 상공인 지원해주길"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의 은행장 겸직이 사실상 결정됐지만 권한 독점 우려 불식과 조직 안정화 등 해결 과제가 적지 않다. 대구은행 1본점 전경. 매일신문 DB.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의 은행장 겸직이 사실상 결정됐지만 권한 독점 우려 불식과 조직 안정화 등 해결 과제가 적지 않다. 대구은행 1본점 전경. 매일신문 DB.

18일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의 대구은행장 겸직이 결정되면서 지난해 4월 이후 10개월째 공석이었던 은행장 자리가 채워졌다. 그러나 그동안 지역사회에서 제기해온 권한 집중 우려를 불식시킬 보완책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분열된 은행 내부 조직의 봉합과 은행장이 지녀야 할 경영 능력 증명도 시험대에 올랐다.

대구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18일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의 대구은행장 겸직 안건을 통과시켰다. 오는 29일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받으면 은행장 겸직이 최종 확정된다.

은행장 겸직은 사실상 결정됐지만 해결할 과제가 적지 않다. 우선 겸직에 따른 권한 집중과 장기 연임 우려에 대한 설득력 있는 대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DGB금융지주가 지난해 마련한 지배구조 개선안에는 계열사를 총괄할 수 있도록 지주와 회장에게 각종 권한이 통합됐기 때문이다. 은행장 겸직 시 원활한 견제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김 회장은 지난 14일 사내방송을 통해 "한시적인 은행장 겸직 기간에 최고의 은행장을 육성한 후 미련 없이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면서 "권력 독점에 따른 폐단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은행장으로서 급변하는 금융시장에 대응할 경영 능력도 증명해야 한다. DGB금융지주의 주가는 은행장의 장기 공석과 주식시장 침체로 인해 고전하고 있다. 이달 11일 자회사 최고경영자추천위원회가 겸직 결의를 한 이후에도 주가는 반등하지 못했다.

은행 내부 갈등의 봉합도 과제로 꼽힌다. 겸직 여부를 두고 찬반으로 갈라진 내부 조직의 안정이 시급하다는 것. 대구은행은 인적 쇄신 과정에서 퇴직 임원들의 반발을 샀고, 제2 노조가 설립되는 등 내부 분열을 겪고 있다.

은행장 장기 공백에 따른 경영 혼란도 하루빨리 수습해야 한다. 직무대행 체제가 길어지면서 은행의 영업 실적도 떨어졌다. 지역 상공계도 대구은행이 속히 정상화돼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지원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권한집중에 대한 우려를 없앨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을 지역사회에 밝혀 신뢰를 확보하고, 포용적인 자세를 통해 흔들린 리더십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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