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부 보스턴에 위치한 버클리 음악대학(Berklee College of Music)은 디테일한 커리큘럼(수업내용)과 실력 있는 교수진을 보유한 학교로 정평이 나있다. 때문에 그 명성을 믿고 전 세계로 부터 매년 많은 학생들이 꾸준하게 입학하고 있다. 이렇게 입학한 학생들은 잘 짜여 진 커리큘럼뿐만 아니라 우수한 동료들과의 경쟁을 통해 자신의 수준을 가늠하고 스스로를 발전시켜나간다. 학생들의 실력은 매학기 진행되는 레벨 테스트를 통해 1부터 8까지의 여덟 단계로 평가된다. 이 점수로 학생들은 주관적인 판단에서 뿐만 아니라 객관적으로도 스스로의 수준을 평가할 수 있게 된다. 또한 그들의 실력을 최상의 레벨로 끌어 올리게 하기 위해 학교는 각 단계에 맞는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이러한 평가는 비단 학생들에게만 향해있지 않다. 방학이면 각 단과의 교수들은 빠짐없이 1주일간의 세미나에 참석해야 한다. 그것을 통해 교수들은 한 학기 동안 진행한 강의내용과 수준, 그리고 그 결과를 철저하게 평가받고 책임지게 한다. 또한 학교 시스템에 있어 조금이라도 비효율적인 부분이 있다면 그 문제에 대한 해결방법을 찾고 바꾸기에 주저함이 없다. 이러한 학생과 교수, 그리고 학교에 대한 객관적이고 투명한 평가결과는 버클리의 수준을 최상으로 유지하기 위한 내부적인 잣대로 매우 엄격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어 매 학기마다 높은 수준의 학교로 과감하게 진화하게 하고 있다.
2019년의 우리는 출산 저하로 인한 가파른 인구감소의 결과로 대학 입학정원이 신입생의 수보다 많아지는 시점에 와있다. 이에 우리나라 정부는 2015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대학구조개혁평가'를 통해 이렇게 예상된 위기에 대비해왔다. 모든 대학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지고, 일정한 기준에 도달하지 못하는 곳에 대해서는 경제적인 지원을 줄이거나 혹은 구조조정을 강제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런 대학평가는 학생정원수를 줄이는데 지나치게 초점이 이루어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때에 대구와 같이 지방의 대학들은 수도권으로 집중되는 학생들을 유치해야 하는 문제뿐만 아니라 구조개혁평가로부터 충분히 견뎌낼 수 있는 튼튼한 학교로 스스로를 개선해야 하는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많은 경우 문제가 지속된다면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광주 인제대 사학과 명예교수는 '대학의 본질과 한국 대학'이라는 강연에서 "대학 개혁 담론의 중심은 대학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탐구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한바 있다. 그렇다면 그 본질은 외부의 요구에 의해서 만들어진 근시안적인 해결이 아닌 내부의 반성과 평가에 치열하게 직면할 때 보다 분명히 드러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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