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치솟는 마약 살인, 극도의 치안 불안...작년 멕시코 살인사건 3만3천건으로 역대 최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멕시코 북서부 바하 칼리포르니아 수르 주의 물레헤에서 지역 라디오방송국 국장인 호세 라파엘 무루아 만리케스(34)가 흉기에 찔려 피살된 채로 발견됐다

무루아의 가족은 그가 19일 밤 산책하려고 집을 나간 뒤 돌아오지 않자 다음날 실종신고를 했다. 무루아는 작년 11월 살해 협박을 받고 정부의 언론인 보호 프로그램의 관리 대상으로 분류됐지만 끝내 목숨을 잃었다.

지난해 멕시코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21일 멕시코 내무부 산하 공공치안 집행사무국(SESNP)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살인사건은 전년의 2만8천866건보다 15.5% 증가한 3만3천341건으로 집계됐다. 하루에 약 91건의 살인이 발생,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97년 이후 가장 심각한 수준을 나타냈다.

지난해 12월 1일 취임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흉악범죄를 줄이겠다고 약속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작년 12월 한 달간 발생한 살인사건도 2천842건으로 전달의 2천687건보다 늘었다. 대부분이 마약 카르텔의 범죄와 연관된 것으로 추정된다.

멕시코 정부가 2006년 마약 카르텔과의 전쟁에 군을 투입한 이후 현재까지 20만명 이상이 살해된 것으로 추산되는데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투트랙 정책으로 범죄에 맞설 방침이다. 범죄의 원인이 되는 빈곤을 줄이기 위한 각종 대책을 시행하면서 경미한 범죄자들이 갱생할 수 있도록 사면권을 행사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마약 갱단의 흉악 범죄에는 5만명 규모의 국가수비대를 창설, 적극적으로 대처하기로 했다. 하지만, 치안 불안은 여전해 최근 무루아 살해 사건 외에 20일 카리브해 휴양지인 캉쿤에서도 3명의 괴한이 파티 중인 한 가정집에 들어가 총을 난사, 7명이 숨졌다. 주 검찰은 길거리 마약 판매 조직과 연관된 범죄로 보고 수사 중이다.

멕시코 뿐만 아니라 중남미 국가들은 마약과 관련된 살인 사건이 빈발, 극도의 치안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미국 조직범죄 연구소 인사이트 크라임(InSight Crime)의 가장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2017년 인구 10만명 당 피살자 수가 베네수엘라(89명), 엘 살바도르(60명), 자메이카(55.7명), 온두라스(42.8명) 순으로 이들 국가의 국민들 일부는 미국 이민 행렬에 나서고 있다. 김지석 선임기자 jiseok@imaeil.com·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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