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경쟁사회에 살아간다. 경쟁의 순기능이라면 서로 더 잘하기 위해 노력하게 되어 결과적으로 전체의 능력이 증가되면서 더 발전하는 사회가 된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이고, 역기능으로 말하자면 경쟁에서 낙오되는 자는 생기게 마련이고, 이들이 기회를 잃고 빈익빈 부익부현상을 야기할 수 있는 것, 몰인간화와 온갖 부정과 비리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문제는 너무 이른 시기에 경쟁에 내몰린 아이들이다. 최근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모 드라마에서도 이러한 면을 가감없이 드러내고 있고, 이는 열렬한 공감과 지지를 얻고 있다. 학업지상주의에 따른 경쟁이 아이들에게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한 분별을 잃게 만들고, 무엇을 위해 내가 살아가는가에 대한 깨달음이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 앞서 경쟁의 순기능이 서로 더 노력하게 되어 함께 발전하는 것이라 했는데, 우리의 10대들의 경쟁에서는 이겨야만 한다는 부담감이 존재할 뿐, 함께 발전해나간다는 개념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경쟁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서로에 대한 긍정적 자극이 동기부여가 되어 선의의 경쟁이 된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그렇다면 선의의 경쟁을 하기 위해서는 내가 지금 이 경쟁을 왜 하고 있는지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지금 아이들에게는 어디로 달려가고 있는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무엇을 위해 달려가고 있는가에 대한 통찰이 절실하며, 그것은 우리 어른들이 도와줄 몫으로 보인다. 과거의 우리는 남보다 잘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나를 빛나게 하고 좋은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보니 잘하고 있어도 늘 만족감보다는 불안감이 엄습하게 되고, 동료는 함께 같은 길을 걸어가고 있다는 동지애의 대상보다 높은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었다. 우리 아이들에게 이 불안한 경쟁을 되물림할 수는 없지 않을까.
경쟁이 없는 사회는 없다. 그러나 경쟁에 앞서 함께 길을 걷는 즐거움을 깨닫는 것,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마음의 소리를 듣는 연습을 할 기회와 상황을 부여하는 것, 그것이 우리 아이들에게 진정으로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길이라는 생각이 든다. 소크라테스는 '이기는 것만이 무슨 가치가 있는가, 어떻게 살아가는지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했다. 자아정체감이 발달하고 있는 청소년기는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를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스스로에 대한 성찰에 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아낌없는 응원과 지지를 보내주자. 김은혜(이화 아동가족연구소 부모교육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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