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국발 미세먼지의 국내 유입을 막는 인공강우 실험에 나선다.
기술적 한계가 있어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이번 시도만으로도 기술력 확보와 미세먼지 저감 해결책 마련에 도움이 될 수 있어 관심이 쏠린다.
기상청 국립기상과학원과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25일 경기 남서부와 인근 서해상에서 인공강우를 내린 뒤 미세먼지가 얼마나 줄어드는지 분석하는 합동 실험을 벌이기로 했다.
앞서 가뭄 해소 대책으로 고안된 인공강우는 구름 속에다 강수 입자를 키워주는 구름 씨앗을 살포해 빗방울을 성장시키는 기술을 활용한다. 구름 씨앗으로 쓰는 요오드화은은 인체 유해성이 없다.
국립기상과학원은 인공강우 물질을 만들어 뿌린 뒤 구름과 강수 입자를 관측한다. 국립환경과학원은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분석한다. 예보에 따라 실험 당일 구름이 많을 것으로 전망되는 인천 옹진군 덕적도 일대에서 실험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합동 실험에는 기상항공기와 기상관측선, 이동 관측 차량, 도시 대기 측정망 등 다양한 장비를 동원할 예정이다.
기상항공기는 시속 350㎞로 비행하면서 요오드화은 연소탄 24발을 1분당 40g씩 뿌린다. 환경부는 이번 실험용 연소탄에 약 720만원(1발에 약 30만원)을 투입한다.
국립기상과학원은 구름과 강수 입자 변화를 관측하고, 천리안 기상위성과 기상레이더를 활용해 인공강우 생성 효과를 분석한다.
기상관측선은 해안지역과 상공의 기상을 관측한다. 국립환경과학원은 해상과 내륙에서 인공강우 물질 살포 전후의 미세먼지 농도 변화를 연속해 관측할 예정이다.
이번 실험을 마치면 기상 분야 결과는 다음 날인 26일 발표할 계획이다. 미세먼지 저감 효과 등 좀 더 과학적인 분석 결과는 전문가 의견을 모아 다음 달 중 발표하기로 했다. 정부는 올해 중 가뭄 해소 등의 목적으로 총 15차례에 걸쳐 인공강우 실험을 벌인다는 방침이다.
다만, 일각에선 이번 실험이 문재인 대통령의 최근 인공강우 관련 공개 발언에 따라 급조한 '이벤트'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앞서 중국, 태국에서도 항공기에서 물을 살포하거나 인공강우를 내리는 실험을 시도했으나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태국은 최근 드론 6대를 방콕 상공에 띄운 뒤 인체에 무해한 공기오염 저감용 화학물질을 살포하는 실험을 벌이기도 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국내 기상 여건이나 현대 인공강우 기술력 한계로 인해 미세먼지를 줄이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인공강우로 내릴 수 있는 비는 시간당 0.1∼1.0㎜에 그치고,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할 때 우리나라는 대체로 고기압 영향에 있어 구름이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실험을 기초로 관련 기술을 축적하면 언젠가는 때에 따라 인공강우를 활용하고, 미세먼지 저감에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종석 기상청장은 "인공강우의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되면 현재 기초연구 단계에 있는 인공강우 기술을 실용화하도록 추가적인 연구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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