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음식점은 맛집입니다. 그런데 저는 저희 집 음식은 안 먹습니다. 팔기만 합니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슬픈 자화상이다. 한수원이 루마니아에 원전 설비개선 사업 수주를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도 지역민과 원전 전문가들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이유다.
28일 한수원에 따르면 정재훈 사장은 24일(현지시각) 루마니아 부카레스트에서 글로벌 엔지니어링사인 사전트&런디사(Sargent&Lundy·이하 S&L) 등과 루마니아 원전 설비개선사업 협력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루마니아는 체르나보더 원전 1, 2호기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들 원전은 국내 월성 원전 1~4호기와 같은 중수로다. 현재 체르나보더 1호기는 대규모 설비개선사업 착수를 위해 올해부터 삼중수소제거설비(TRF), 방사성폐기물저장시설, 압력관 교체사업 등을 순차적으로 발주할 계획이다.
한수원은 월성 원전 설비개선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경험이 있어 이번 협약이 루마니아 원전 사업 참여 확대뿐 아니라 체코, 폴란드 등 유럽 원전 시장 개척의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이를 바라보는 주변의 반응은 환영은커녕 미지근하다. 수명이 다 돼 6천억원 가까이 들여 설비개선한 월성 1호기를 안전성과 경제성 문제로 조기 폐쇄한 우리나라가 해외에서 같은 노형의 원전을 똑같은 방식으로 설비개선하겠다는 이중적 태도 때문이다. 안전성과 경제성을 이유로 국내에서는 탈원전을 외치면서 해외에는 원전 수출을 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신수철 감포발전협의회 회장은 "2015년 당시 한수원은 월성 원전 계속운전을 위해 '5천600억원을 들여 설비를 개선한 월성 원전 1호기는 매우 안전하고 경제성도 뛰어나다'고 주민들에게 홍보했다"며 "그런데 정권이 바뀌자 갑자기 경제성이 없다며 지난해 6월 최종 폐쇄 결정했다. 해외에서는 어떤 비결이 있기에 월성 1호기와 같은 원전을 설비개선해 더 사용하겠다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한수원 관계자는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 기조에서 원자력산업 생태계 유지와 회사 수익 창출을 위해서는 수출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때문에 월성 1~4호기를 운영하고 설비개선한 경험이 있어 루마니아 원전 시장에 뛰어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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