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계산대 밑에 깔고 자요. 혼자서 일하니까 집에서 자고 올 여유도 없거든요."
대구 남구 한 편의점 업주 정모(37) 씨는 창고에 있는 접이식 침대를 펼치며 평일 오전 7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까지 혼자 근무한다고 했다. 새벽에는 전기요금 지원 등 인센티브를 포기하고 문을 닫은 채 계산대 아래에서 잠시 눈을 붙인다. 토·일요일에는 7시간씩 근무하는 아르바이트생 1명만 두고 있다. 주휴수당 지급 기준인 15시간을 넘지 않기 위해서다.
최저임금이 2년째 큰 폭으로 오르면서 유통업계에 변화의 바람이 몰아친다. 인건비 부담에 24시간 영업 점포는 줄고 1인 점포도 등장했다. 식당에는 셀프 주문이, 마트에는 무인계산대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인건비 상승으로 심야영업의 실익이 사라지면서 편의점 가운데 24시간 영업 점포는 급감하는 추세다. 신세계그룹 편의점 브랜드 '이마트24' 측에 따르면 신규출점 점포 중 24시간 영업조건으로 계약하는 비율은 최저임금이 급격하게 상승한 첫해인 지난해 급락했다. 2015년 35.4%에서 2016년 34.6%, 2017년 31.8%로 완만하게 줄다가 2018년에는 22.9%로 8.9%p(포인트)나 떨어졌다. 대구 수성구 한 편의점 업주는 "최저임금 인상 영향으로 손님이 적은 야간에 영업을 지속하기가 어려워 기존에 24시간 운영하던 곳들도 심야영업을 중단한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요식업계나 대형마트 등도 인건비 부담을 줄이려 키오스크(무인단말기), 셀프계산대 등을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대구 수성구 두산동 한 일식 라멘집은 지난 15일 키오스크를 통한 셀프주문 시스템을 도입했다. 사장 이준호(37) 씨는 "단골들이 싫어할까 봐 1년 가까이 고민했는데 막상 사람보다 주문 받는 속도도 빠르고 고객들도 만족스러워 한다"고 전했다.
패스트푸드 전문점은 이미 절반 이상의 매장이 키오스크(무인단말기)를 도입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맥도날드는 전국 440곳 중 220여 곳, 롯데리아는 1천350곳 가운데 825곳에 키오스크를 설치했다. 국내 대표적인 키오스크업체인 '트로스시스템즈'에 따르면 지난해 주문량은 전년 대비 2배 정도 증가했다.
지역 한 대형마트도 지난해부터 대구 3개 점포에 순차적으로 셀프계산대 18개를 도입했다. 업체 관계자는 "아직은 이용 과정에 도움이 필요해 인건비 절감효과는 없다. 다만 계산원 신규고용은 앞으로 크게 줄어들 것 같다"고 했다. 이 업체의 무인계산대 결제금액은 매출의 10% 정도이지만 점차 비중을 늘릴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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