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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신한울 3·4호기 건설, 대한민국 미래가 걸린 일이다

청와대가 울진 신한울원전 3·4호기 건설 중단 방침을 또 밝혔다. 청와대를 방문한 울진군의회 의장을 만난 청와대 행정관 등이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는 물론 공론화마저 어렵다고 얘기했다는 것이다.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여론이 비등하는데도 청와대가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아 실망스럽다.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를 원하는 국민청원 서명이 30만 명을 훌쩍 넘었다. 이에 청와대가 울진 인사들과 만났지만 건설 중단 방침을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

신한울 3·4호기는 원전을 두 개 더 짓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작게는 세계적 수준인 우리나라 원전 산업을 지키는 것이고 크게는 대한민국 미래를 담보하는 일이다. 김명현 한국원자력학회장은 본지 인터뷰에서 신한울 3·4호기 사업을 접으면 6천억~7천억원이 매몰 비용으로 그냥 버려진다고 지적했다. 또 이 사업을 접으면 국제무대에서 원전 건설사업 수주 전쟁을 포기하는 것이고 수십 년 걸려 쌓아 올린 세계 최고의 원전 경쟁력을 그냥 내던지는 것이라고 개탄했다. 국제시장에서 "아, 저 나라는 이제 원전을 안 하는구나. 너희와는 사업을 안 해야겠구나"고 받아들인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정부는 귀를 틀어막은 채 탈원전 방침만 되풀이하고 있다. 오죽하면 원전을 유치해 지역을 살려보려고 하겠느냐는 울진 군민의 절박한 호소에도 요지부동이다. 김 회장은 노무현 정부 때도 탈원전 주장이 있었으나 토론 논의 과정에서 나온 얘기를 정부가 귀 기울여 듣고 정책 선회를 했다고 밝혔다. 이와 달리 문재인 정부는 자신들과 다른 목소리에 대해 외면하는 모습으로 일관하고 있고 이 때문에 너무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또 대통령 주변에 인의 장막을 쳐놓고 어떤 얘기도 들어가지 못하게 하거나 아예 말을 못 하게 한다고 비판했다. 탈원전을 비롯해 이런 일이 하나둘이 아니라는 게 대한민국의 안타깝고도 암울한 현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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