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당 전당대회, 쩐주를 잡아라

자유한국당 당 대표 출마에 나선 오세훈 전 서울시장(왼쪽부터), 황교안 전 국무총리, 홍준표 전 대표가 31일 지지층 결집을 꾀하는 행보에 나섰다. 이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출판기념회, 황교안 전 총리는 시장 민생탐방, 홍준표 전 대표는 국립묘지를 참배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당 대표 출마에 나선 오세훈 전 서울시장(왼쪽부터), 황교안 전 국무총리, 홍준표 전 대표가 31일 지지층 결집을 꾀하는 행보에 나섰다. 이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출판기념회, 황교안 전 총리는 시장 민생탐방, 홍준표 전 대표는 국립묘지를 참배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전당대회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으면서 당권 레이스에 나설 주자들의 '쩐(錢)주' 모시기 경쟁도 달아오를 전망이다.

전당대회가 '쩐(錢)의 전쟁'라는 오명을 가질 정도로 금전적 부담이 큰 '정당 선거'인 데다 이번에는 예년과 달리 정치후원금 모금을 마감한 지 한 달만에 또 다시 후원금 마련에 나서야 하는 악재가 더해진 탓이다.

2·27 전당대회에 나서는 한 캠프 측 인사는 최근 고민에 빠졌다. 정치권에서는 대표 경선을 치르는 데 7억~10억원, 최고위원 경선에는 3억원 정도 들어간다는 게 중론인데 자칫 자금 마련이 여의치 않을 경우 제대로 된 선거 운동 한 번 못 해보는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 인사는 "과거에는 전당대회가 여름에 열려 정치후원금 모금 마감일과 시간차가 있었지만 올해는 돌아서자마자 또 손을 벌려야 한다"면서 "우선 후보가 대출을 받아 후보 기탁금과 캠프 사무실 비용을 마련했지만 전당대회 후원금이 얼마나 모일 지는 미지수이다"고 말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정치자금법상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거에 나서는 후보자는 경선 기간 총 1억5천만원까지 별도 계좌로 후원을 받을 수 있다. 현역 국회의원은 개인 후원계좌도 갖고 있어서 쌍끌이로 모금을 할 수 있다. 경선 후원계좌 한도액이 다 찼다면 개인 후원모금액을 경선 계좌로 이체해 쓸 수 있다.

반면 원외 인사는 전당대회를 치르는 데 모을 수 있는 금액이 공식적으로 1억5천만원 뿐이라 상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이다. 이런 탓에 정치권에서는 유력 당권 주자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홍준표 전 대표가 31일과 30일 각각 출판기념회를 가진게 전당대회 자금 마련을 위한 것 아니었느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도 한다.

게다가 이번 전당대회처럼 정치후원금 모금 마감일과 전당대회 후원금 모금 기간이 가까이 붙어 있는 경우 지지층이 두텁고 강한 이들은 전당대회 후원금 모금에 걱정이 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정치인에게 이번 모금은 쉽지 않은 싸움이 될 수도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대체로 고액 후원자들은 정치인과 어릴 때부터 함께 자라고 공부해온 친구들이다. 이렇다보니 착실하게 인맥 관리가 됐거나 대중의 지지가 높은 정치인은 '쩐주'를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이런 기반이 없으면 소액 후원에 의존해야 해 짧은 시간에 1억5천만원을 모으기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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